헬스조선 김민정기자
달걀을 ‘완전식품’이라고 부른다. 영양적으로 그만큼 우수하다는 의미. 달걀의 영양성분에 대해 살펴본다.
달걀의 영양 성분 분석
달걀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이 다량 포함돼 있다. 인체에 꼭 필요한 8종의 필수아미노산의 양과 비율을 측정해 ‘단백가’라는 수치로 단백질의 품질을 정하는데, 달걀의 단백가가 100으로 나타났다. 즉, 달걀의 단백질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미다.
달걀은 흰자(난백)와 노른자(난황)로 나뉜다. 달걀 흰자는 87%가 수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단백질이다. 흰자는 인체의 근육 형성과 유지에 도움이 된다. 보디빌더들이 몸을 키울 때 주로 달걀만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흰자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은 간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달걀 노른자는 지방이 2/3이며 나머지는 단백질이다. 노른자에 분포하는 지방은 대부분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다. 달걀은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므로 트랜스지방도 없다. 노른자에는 칼슘, 인, 철도 많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A•B1•B2•D•E 등도 풍부하다.
달걀 노른자에서 주목해야 할 성분은 바로 레시틴이다. 레시틴은 혈액순환과 두뇌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레시틴의 핵심 성분은 포스파티딜콜린이다. 이 물질은 지방 성분들의 최소 단위가 되는 지방산과 인, 비타민B 복합체의 하나인 콜린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파티딜콜린으로 인해 레시틴은 천연 물질로서는 유일하게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유화작용을 한다. 때문에 레시틴은 세포와 세포, 세포와 세포 바깥 물질과의 경계를 이루는 세포막을 구성하며, 세포로 들어가고 나가는 물질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세포막의 핵심 성분이 된다.
포스파티딜콜린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콜린은 신경과 근육을 연결하는 신호전달 물질로, 호소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영양팀 이영란 계장은 “호모시스테인의 혈중 함량이 높으면 염증이 잘 생기고 동맥경화, 심장병,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달걀을 섭취하면 심장병이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른자에 들어 있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노인성 황반변성과 손상된 망막 및 백내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강근호 연구사는 “북미의 한 보고에 따르면 매일 1mg 이상의 루테인(제아잔틴 포함)을 섭취한 사람의 경우 백내장과 노인성 시력 감퇴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달걀을 섭취하는 게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되지만, 매일 일정량 이상의 루테인 섭취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가능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흰자와 노른자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할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강근호 연구사는 “흰자와 노른자 모두 각기 다른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둘 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연구사는 “흰자에는 아비딘이라는 미량의 단백질이 있는데, 아비딘은 비타민의 일종인 비오틴과 결합하는 성질을 지닌다. 날 달걀의 흰자를 너무 많이 먹으면 아비딘이 비오틴과 결합해 체내 비오틴 결핍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걀과 콜레스테롤의 관계
콜레스테롤 때문에 달걀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달걀 1개(50g)에는 약 240mg의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다. 성인의 콜레스테롤 1일 권장량이 300mg이므로 달걀 1개만 먹어도 그 권장량을 거의 모두 섭취하는 셈이다. 종종 하루에 달걀 2개를 먹었다며 콜레스테롤을 너무 많이 섭취한 것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노른자 속 레시틴 성분은 인체 내에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상대적으로 줄여준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콜레스테롤 섭취를 상대적으로 줄인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는 달걀을 적당량 섭취한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달걀이 심장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건강과학센터는 25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달걀을 하루에 1개씩 먹으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달걀 섭취보다는 잘못된 식습관, 흡연, 비만, 혈압 등이 심장병 발병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 이금주 센터장 역시 “달걀에는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하는 종류의 지방산이 많지 않으므로 식사시 달걀을 먹어도 콜레스테롤의 농도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루 1~2개의 달걀을 먹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심장 질환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성인, 노인 등은 노른자의 섭취량을 제한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민규 교수는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농도를 가진 사람은 하루에 2개까지 먹어도 되나,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사람은 1개미만으로 먹는 게 알맞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은 기능성 달걀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에 대해 강근호 연구사는 “지금까지 달걀 노른자 내 콜레스테롤 함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는 많이 있었다. 닭에게 먹이는 사료를 통해 콜레스테롤의 함량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기능성’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라면 30% 이상의 감소가 있어야 한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은 기능성 달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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