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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1일 수요일

건강하던 사람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왜 생길까?

입력 : 2018.03.08 11:03


쓰러진 남성
젊고 건강한 사람을 한순간에 쓰러뜨리는 심장마비. 심장마비는 왜 생기는걸까? /사진-헬스조선DB
최근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한 이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심장마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고 건강하던 사람을 쓰러뜨리는 심장마비가 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갑작스러운 사망을 유발하는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은 심근경색·협심증·부정맥 등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의 동맥 혈관이 혈전 때문에 막혀 심장에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상태이다. 협심증은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으로 일시적으로 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흉통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심근경색으로 혈관이 막히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구토·졸도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심근경색을 유발해 돌연사로 이어지게 한다. 부정맥이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경우, 부정맥으로 혈압이 내려가 뇌 손상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또한 젊은층 심장마비는 유전성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는 국내 심장 돌연사 원인의 약 35%가 유전성 심장질환이라는 조사 결과를 최근 대한심장학회에서 발표했다. 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껍거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들이 해당된다. 특히 유전성 부정맥으로 인한 돌연사는 대부분 40세 이전에 생긴다.
이처럼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심장마비를 막기 위해서는 동맥경화 자체를 예방하는 게 우선이다. 

평소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여야 하고 금연은 필수다. 

유전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가족 중 50대 이전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으면 40세가 되기 전 심장 초음파나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또한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을 3배 이상으로 높인다. 급성 심정지 환자가 생기면 주변인은 먼저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10분이 지나면 심폐소생술을 해도 의식이 잘 돌아오지 않는다. 환자의 양 젖꼭지를 기준으로 중간 부위를 5㎝ 깊이로 분당 100~120회 압박하면 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8/2018030801229.html

2018년 3월 19일 월요일

탈북 문인들의 현황

입력 : 2018.02.04 06:36

2005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김정애(51)씨는 지금껏 여러 직장에서 가명을 써왔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신변 위협 때문이었다. 그가 이끄는 탈북문인단체 '국제펜클럽 망명북한작가센터'(이하 '망명펜센터')에 소속된 회원 작가들도 대개 필명을 사용했다. 회원들의 나이, 고향 등 신상정보도 감췄다. 망명펜센터 측의 허락 없이는 외부에서 회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거나 주소지·연락처를 받기도 어려웠다. 기자 역시 망명펜센터의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김씨를 통해서야 탈북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왼쪽부터) 국제펜클럽 망명북한작가센터 김정애 이사장, 웹툰작가 최성국씨. /신승민
"사실상 저희도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느끼죠. 저를 비롯해 탈북 작가들이 필명을 써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북한에는 연좌제가 있어서 가족들을 보호해야 하니까요. 망명펜센터가 설립 초기 국제펜클럽에 가입한다고 하니까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에서 '조국을 탈출한 쓰레기들 용서치 않겠다'고 했어요. 최근에도 대놓고 센터 회원들을 거명하진 않아도 '탈북자들이 국제무대에 나가서 이러쿵저러쿵한다'고 북에서 주시하고 있어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김씨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탈북했다. 북한에서 5년간 작가양성 과정을 수료했지만 정식 작가로 활동하는 건 꿈도 못 꿨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발표해도 수령 찬양이나 체제 미화가 아니면 북에선 통과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탈북 후 2014년 한국소설가협회에 '밥'이라는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1호 등단 탈북 작가가 됐다. 김씨의 소설 '밥'은 지독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딸과 함께 탈북한 주인공이 북에 남은 남편에게 탈북을 권유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김씨는 "우리 탈북 문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다루는 게 통일의 과녁을 명중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칼 꽂힌 쥐와 피 묻은 도끼
탈북 작가로 활동한다는 건 목숨을 거는 일이다. 당장의 현실에서 가시적인 위험은 없다고 해도, 이미 그들에게는 탈북 과정 자체가 자유를 위해 사선(死線)을 넘은 탈주였다. 게다가 남한에 와서는 북한 체제의 실상과 인권 유린의 참상을 고발하는 작품을 쓰는 상황이다. 북한의 위협에다 작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반대파들의 질시까지 받아내야 한다. 어찌 불안감과 두려움이 없을까.

'얼굴 없는 탈북 화가' 선무(線無)는 조선일보 1월 13일자 인터뷰에서 "남한에 들어와 5년 동안은 매일 북한에 가 있는 꿈을 꿨다"며 "밤마다 김일성·김정일에게 쫓긴다. 눈 뜨면 한숨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왕성한 대외활동으로 이름을 떨칠수록 북한의 '요시찰' 대상으로 찍혀 공격을 받는다. 김씨의 증언이다. "대내외적으로 유명해진 작가들은 발신자 미상의 협박 전화를 받기도 했다. 대북 방송국을 운영하는 본 센터의 모 시인은 과거 피 묻은 도끼, 죽은 쥐에다 칼을 꽂아서 보낸 '협박용 우편물'을 받았다."

실제 모 화가는 기자와의 만남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중히 고사했고, 어렵게 구한 탈북 작가의 연락처가 착신금지된 경우도 있었다. 기자가 접촉을 시도한 한 탈북 시인의 경우 현재 신변 문제로 외국에 체류 중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탈북 작가들이 필명을 써가며 펜과 붓을 놓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북한의 모순된 현실을 폭로하기 위함이다. 본 센터의 초대 이사장을 지낸 장해성(73)씨는 소설 '두만강'(나남출판·2013)에서 북한 수용소의 인권 유린 실태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구덩이에서 흙을 파내는 일, 등짐으로 날라오는 일, 그리고 그렇게 운반해 온 흙에 썬 볏짚을 섞고 이개고 벽돌을 만드는 일, 어느 것 하나 기계로 하는 것이 없었다. 힘들었다. 부실한 식사로 버티기엔 너무 고되다. 오전에 한 번, 오후 한 번 10분씩 휴식시간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 시간이면 무엇이든 입에 넣을 것을 찾아 헤맸다. 다 마른 것이라 해도 냉이 같은 것은 최고급이었다. 메뚜기, 개구리, 무엇이든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면 다 먹었다.'

장씨는 1996년 탈북하기 전까지 북한 조선중앙TV에서 기자와 작가로 20년간 일했다. 당시 북한에서 인기 드라마였던 '천복이와 만길이' 시리즈, 김일성을 찬양한 시나리오 '한 투사의 추억' 등선전용 극본을 썼다.

"최근 북한에서 작가라 하는 사람들이 '반디'처럼 반체제 작품을 한두 권씩 깔고(감추고) 있다고 그래요. 언젠가 북한이 달라지기만 하면 발표를 하겠다면서 말이오. 내가 남한에서 쓴 책들도 북한 주민들에게 가서 널리 읽혔으면 좋겠소."
선무와 마찬가지로 '얼굴 없는 작가'이자 재북(在北) 반체제작가인 반디는 소설 '고발'을 통해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2014년 첫 출간된 '고발'은 지난해 다산북스에서 다시 펴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고난의 행군' 시절이던 1980~1990년대 가난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를 7편의 단편으로 묘파한 작품집이다. 지난 1월 18일에는 반디의 신작 시집 '붉은 세월'이 출간되기도 했다.


"北 실체 고발작, USB 담아 보내"


일각에서는 반디의 실존에 의문을 품기도 하지만, 기자가 만난 탈북 작가들은 한목소리로 반디의 소설은 '북한 작가가 쓴 글'이 맞다고 증언했다. 직접 북한 생활을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그만한 서사와 묘사가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다만 워낙 미스터리한 인물이기에 연령이나 현역 여부 등에 대해서는 탈북 작가들마다 의견이 달랐다.

재북 작가 반디의 용기 있는 창작이 주목받는 이유는 예술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 때문이다. 장씨에 이어 2대 망명펜센터 이사장을 역임한 탈북 작가 이지명(65)씨 말에 따르면 북한에는 김일성·김정일 교시가 담긴 조선노동당 문예이론이 있다고 한다. 북한의 작가라면 취재보다 문예이론을 암기하다시피 공부해야 한다. 당의 교시를 따르는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와의 연계 없이는 작품을 발표·출간하지도 못한다. 정식 작가가 아닌 일반 주민의 창작물도, 심지어 초등학생 일기장도 검열 대상이 됐다. 당연히 지도부 풍자나 체제 비판 작품은 엄두도 못 냈다. 이씨는 "만에 하나 그런 걸 만들어서 공연이라도 한 날이면 구족(九族)을 멸족 당한다"고 했다.

이처럼 자유예술을 통제하는 북한 사회를 떠나 탈북 작가들은 '남한의 반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탈북 작가 장해성·이지명·김정애씨가 이끌어온 망명펜센터가 있다. 2012년 9월 경주에서 열린 제78차 국제펜클럽대회에서 정식 가입된 망명펜센터는 대표적인 탈북문인단체다. 현 단체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길원 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이 당시 조직 결성을 주도했다. 지금도 국제한인문학회, 통일문학포럼 등 유관단체들과 교류하며 연간 문학지와 수필집을 출간·번역해 세계에 탈북 문학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망명펜센터는 북한의 실체를 고발한 문학작품을 북한으로 유입시키는 활동도 했다. 김정애 이사장 말에 따르면 가끔씩 북한 고위 간부들이 남한으로 비밀리에 한국 영화와 예능프로그램을 요구한 적도 있다고 했다. KBS 예능프로 '1박2일', 영화 '베테랑' '치외법권' 등을 원했다는 것이었다. 김 이사장의 표현대로 그들도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하니까' 외부, 특히 남한 문물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때마다 망명펜센터 측은 USB에 요청자료와 함께 탈북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함께 담아서 들여보냈다고 했다.

망명펜센터 소속 탈북 작가들은 시·소설·수필 같은 본격문학에 더해 대북 방송용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해 북한 체제의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의 말이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미국 국무부의 지원을 받아서 대북 방송용 라디오 드라마를 약 100편 정도 만들었습니다. 그중 '북쪽에서 온 편지'라는 작품은 현 북한 간부들의 비리를 캐는 내용이었어요. 부정부패 사건을 극화(劇化)해서 대북 라디오 방송으로 내보냈습니다. 반응이 좋았어요. 그 방송을 듣고 탈북한 사람이 와서 '잘 들었다'고 소감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웹툰'으로 알린 북한 실상과 남한 정착기


(왼쪽부터) 탈북 화가 오성철씨, 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탈북 화가 강춘혁씨. /신승민, 강춘혁
탈북 문인들뿐만 아니라 미술 작가들도 각자 예술적 소신을 지키며 남한에서 활동 중이다. 

그중 최성국(39)씨는 유명한 편에 속한다. 국내 유일의 탈북 웹툰작가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북한 만화영화촬영소에서 외국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매달 꾸준히 지급되는 급여에 설탕, 식용유, 소고기까지 배급받았다. 실적에 따라 1년마다 냉장고·세탁기·텔레비전 중 한 대를 얻기도 했다. 특별대우를 받았던 셈이었지만 머지않아 충격에 휩싸였다. 현격한 차이의 월급 수준 때문이었다. 최씨가 1달러를 받을 동안 그와 똑같이 일한 동료 외국인 직원들의 월급은 수천달러에 육박했다. 평양 주민이었던 최씨와 달리 외국인들은 본국에서 직접 월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의감이 들어 그 길로 촬영소를 나온 최씨는 한동안 포토샵 기술을 이용한 사진 작업과 중고 컴퓨터 재조립 판매로 돈을 벌었다. 그러다 우연히 하드디스크에 담긴 한국 영화를 보게 됐고 이를 복사해서 판매했다. 북한 당국의 감시망에 걸려 3번이나 감옥에 갔다. 최씨는 수감생활을 하고 지방에 내려가 강제노역을 하면서 북한 사회의 실상을 알게 됐다.

"'북한은 영원히 잘살 수가 없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죠. 북한은 주민들을 절대로 잘살게 안 합니다. 토끼 가죽 바쳐라, 돼지 길러 바쳐라, 송이버섯 바쳐라, 심지어 똥이랑 파리 잡은 것도 바쳐요. 주민의 90%를 못살게 배고프게 해서 정치에 관심 없고 무조건 충성하도록 만듭니다. 목숨만 살려주고 먹을 거만 주면 끝인 거예요. 나머지 10%는 평양, 선전용 세트장인 거죠."

북한의 진실을 깨달은 최씨는 2010년 자유와 성공의 기회를 찾아 남한으로 왔다. 기자와 방송인을 거쳐 웹툰작가로 변신한 그는 '로동심문' '고발' 등의 작품으로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탈북자의 남한 정착기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그린 '로동심문'은 지난해 포털사이트 연재 당시 평균 2만~3만건의 조회수를 올리며 탈북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웹툰 창작을 통해 '남북의 문화공감'을 이끌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최씨의 지인들은 그의 웹툰을 동영상으로 찍어 북한으로 보낸다고 한다. 최씨의 말이다.

"북한 주민들이 제 만화를 보면 북에서 횡행하는 인민재판도 피해자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자신들의 삶과 북한 정권의 실상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대북 제재로 북한 정권의 거품이 다 빠져버렸어요. 배급을 못 주니까 공산주의에 심취된 사람들이 다 죽은 거예요. 그때부터 주민들이 '이대로 안 죽는다' 하고 외국으로 터져나오게 됐어요. 한·미·일·중 물건이 밀수로 다 들어간 겁니다. 그 흐름 못 막습니다. 문화예술의 힘은 총포탄보다도 더 커요. 특히 한국 콘텐츠를 유입시키는 게 효과가 있어요. 같은 민족의 말과 영상이라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니까요."


"기능공 아닌 화가로 '탈북 자화상' 그린다"


(왼쪽부터) 탈북 화가 강춘혁씨의 작품 '알림', 강춘혁씨의 작품 '허상', 소설가 장해성씨가 쓴 '두만강'. /강춘혁, 교보문고
"북한에서의 화가는 그냥 기능공이에요. 남이 땀 뻘뻘 흘릴 때 비 안 맞는 정도의 사람들이죠. 화가의 직업적 위치가 그 수준이었으니 북한에서는 그림 그려서 대학 간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중국으로 장사를 다니면서 '나만의 삶을 살아보자'는 결심을 하고 탈북하게 됐습니다."

평안남도 남포에서 출생한 탈북 화가 오성철(40)씨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북한 조선인민경비대 1226군부대 선전선동부 직관원(直觀員)으로 복무했다. 북한의 직관원이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벽보·그림·도표를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오씨가 복무할 때만 해도 북한에서 프린트 기술은 거의 발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김일성 초상화부터 부대 연혁 도표에 과녁판까지 사람이 손수 쓰고 그려야 했다. 10년 가까이 복무할 동안 총 한 번 쏴 보지 못할 정도로 일손이 바빴다고 했다. 게다가 북한 당국에서 배급하는 공용 물감은 딱딱하고 색이 좋지 못했다. 직관원 개인이 인근 염료공장에 가서 몰래 쌀을 갖다 주고 사제 물감을 사서 그려야 할 정도로 지원이 열악했다.

군 복무를 마친 오씨는 3년간 북한 제염단과대학을 다녔다. 학비와 생계 문제로 중국을 오가며 장사도 했다. 그러던 차에 서른한 살이 되던 때부터 삶에 회의를 느꼈다. 미래를 어떻게 가꿔야 할지 고민을 시작하다가 결국 탈북을 결심했다. 2012년 남한으로 와서 진정한 화가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오씨의 작품들은 직접적인 북한 풍자나 김씨 일가 패러디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자신이 남북한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인생의 화두와 철학을 담았다. 그것은 '먹고산다는 것'의 엄중함, 즉 생존의 문제였다. 북한에서는 공포정치로, 남한에서는 금전 문제로 '먹고살기 힘든' 세상을 숟가락과 빨대를 통해 형상화했다. 오씨는 그림 속 빨대 뗏목을 타고 숟가락으로 노를 저으며 남쪽으로 내려가는 한 사공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했다.

"모든 이념들을 다 파헤쳐 보면 마지막에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어요. 그래서 숟가락은 먹는 도구지만 그 위에 무엇을 올려놓느냐에 따라서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어요. 자신만의 인생 가치관이 중요한 거죠."

과거 한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정은과 리설주를 풍자한 랩으로 유명세를 탄 강춘혁(33)씨도 탈북 화가 출신이다. 최근 강씨는 오씨와 합동으로 서울 은평구에 갤러리 '앤츠' 개관을 준비 중이다. 함경북도 온성에서 출생한 강씨는 2001년 남한에 오면서부터 10년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음식 배달에 공사장 인부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어렵게 번 돈으로 다시 붓을 잡았다. 중·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2012년 홍익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미대 학비는 출판사에서 동화책과 월간지 삽화를 그려서 마련했다. 2014년 '꽃제비 날다'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어 정식 화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북한 주민의 고단한 삶을 그린 '회상' 시리즈, 북한 정권의 민낯을 묘파한 '허상', 탈북자의 정체성 혼란을 형상화한 '혼동, 혼돈' 등이 대표작이다.
"'혼동, 혼돈'이라는 작품의 원제목은 '정체성의 혼돈'이었어요. 일종의 자화상이죠. 저희 같은 탈북자들이 한국 땅에 와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혼돈의 감정과 복잡한 시선들을 투영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겪은 삶의 이야기들을 많이 그려낼 겁니다. 제 이야기가 곧 탈북한 분들 모두의 이야기고, 북한 주민들의 이야기도 되니까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2/2018020201955.html

2018년 3월 17일 토요일

암을 이겨낸 220명의 건강 비법은?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암 생존율이 70%에 달할 만큼 암 치료 의술이 발달했지만, 암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최선을 다해 암을 이겨냈다 하더라도, 두려움은 다시 재발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암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10년이 넘는 시간을 연구해왔다. 2004년부터 암 완치판정을 받은 지 5년 이상 된 암 생존자 4000여 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중 220명의 답장을 모아 정리한 책이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이다. 실제로 암을 이겨낸 220명은 어떤 건강 비법을 가지고 있었을까?
책,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암, 생존자에서 경험자로의 패러다임 전환

1990년만 하더라도 ‘암’은 불치의 병이었다. 암은 곧 죽음이었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의술의 발달은 눈부셨다. 1993년 41.7%에 불과하던 전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최근 62.2%까지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는 78.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암 자체는 위험하지만 생존이 불가능해 보이는 재난이나 전쟁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암 생존자’를 ‘암 경험자’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220명의 암 경험자가 보내 온 비슷한 답변그렇다면 70%의 암 경험자들은 어떻게 암을 이겨내고 있었을까. 윤영호 교수는 암 경험자들에게 “어떻게 해서 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렇게 해서 받은 220장의 답장은, 함께 썼나 의심이 생길 정도로 비슷한 내용들이 많았다. 주요 내용은 다음의 10가지다.
▲긍정적인 마음 갖기 ▲적극적인 삶 살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건강한 음식 바르게 먹기 ▲금연과 절주하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받기 ▲과로는 금물! 나에게 맞는 생활하기 ▲사람들에게 마음 베풀기 ▲종교 생활하기 

놀랍게도 이렇게 얻은 10가지 종류의 답변은, 윤 교수가 임상실험 등을 통해 얻은 암 생존율을 높이는 과학적 근거와도 일치했다.

암 경험자의 10가지 건강 비법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전인적 건강(holistic health)’과도 일치했다. 전인적 건강의 조건에는 정신적·신체적·사회적·영적인 4가지 분야가 있는데, 10가지 건강 비법에는 이 4가지가 고루 섞여 있었다.
다시 한 번,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암 경험자의 10가지 지혜가 사실은 매우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들이 실제 삶 속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은 일일 사람이 많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건강을 지켜낸 사람들의 실감나는 이야기들을 통해, 습관이 암보다 얼마나 더 무서운지 확인해보자. 암 경험자들의 10가지 건강 비법 중 5가지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알아봤다.

건강습관 1 긍정적인 생각“찬물을 마실 때마다 수술한 왼쪽 가슴이 시리고 아픈 통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문을 걸듯이 매일 나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어제의 나는 암환자였지만 오늘은 아니야!’ 우울한 마음을 털어버리면 몸도 가벼워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 50세 성미숙 씨
긍정적인 생각은 강하다긍정적인 생각은 실제로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 세계폐암학회는 2010년 534명의 폐암 환자 중 암 진단을 받기 전 실시한 성격 검사에서 긍정적인 성격에 가깝던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 기간이 평균 6개월 길고, 5년 생존율도 약 12%나 높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까?
1. 희망 찾기
암에 걸렸다고 지금까지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조기 진단 증가로 암 생존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불편함이야 있겠지만, 지금처럼 일상적인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면 삶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2. 감사하기
삶의 소중함과 재미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오늘 있었던 일, 향긋한 차 한 잔, 반려동물과의 산책, 따사로운 햇볕, 수다 등 행복한 경험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평안을 줌은 물론 실제 치유 효과를 높인다.

3. 적극적 자세 갖기
자기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자기효능감’이라고 부른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문제가 있을때 계획을 짜고 그다음의 결과까지 넓게 보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삶을 결정한다고 믿는다면 부정적인 생각도 의외로 쉽게 이겨낼 수 있다.

건강습관 2 적극적인 자세
“나는 내 일을 유지하는 것이 암을 이기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몰입할 수 있는 일과 좋은 동료가 있으면 암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좀 더 편안해질 수 있어요.” - 45세 호성영 씨

암 경험자가 전하는 적극적인 자세 갖는 법스스로 일궈낸 작은 성공이 적극적인 태도를 만들고, 암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50대 중반인 권유연 씨는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함께 받았다. 그러는 동안 머리가 심하게 빠졌고, 여기에 상심해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권유연 씨는 이렇게 시작한 수면제 양을 처음에는 절반, 다음에는 완전히 끊으면서 성취감과 행복의 경험을 얻었다. 이는 암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자적극적인 태도를 갖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버킷리스트 만들기다. 버킷리스트는 막연한 꿈이 아닌 실제로 ‘이룰 수도 있는’ 꿈으로 채운다. 버킷리스트의 가장 큰 효과는 앞으로 삶의 방향을 계획하는 데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고, 이를 통해 한층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건강습관 3 규칙적인 운동
“수술 한 달 뒤,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20m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매일 4~5km를 걷고 있습니다. 걸을 때의 상쾌한 기분이 좋아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줬어요.” - 45세 주성영 씨
암 경험자, 신체활동 늘면 사망 위험 45% 줄어든다암 경험자 중 치료 후 운동을 하는 경우는 20~30%에 불과하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암환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방암 경험자 93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암 진단 후 신체 활동량이 늘어난 사람의 사망 위험이 45% 낮아진 반면, 활동량이 줄어든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약 4배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암종별 효과적인 운동은?
폐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폐의 일부를 절제하는 등 호흡 곤란을 겪기 쉽다. 불안, 피로, 근력과 심폐 기능 저하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줄어든 폐 면적을 대신해 체내 환기가 가능하도록 호흡 운동과 스트레칭,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복식호흡과 풍선 불기, 촛불 불기 같은 운동도 좋다.

대장암ㆍ직장암
이런 암의 주요 원인은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와 칼슘이나 비타민D 부족이다. 따라서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거나 햇빛을 받으며 자전거를 타는 등 중강도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전립선암
전립선암도 비만이 암 발생과 사망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게 되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지고 근육 양까지 줄 수 있다. 따라서 무거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헬스보다 맨손운동이나 탄력밴드를 이용한 가벼운 근력운동이 좋다. 

건강습관 4 올바른 식습관
“살가죽만 남은 상태에서 치료를 마쳤습니다. 살기 위해 철저하게 식이요법과 운동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살과 근육이 붙으면서 몸무게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건강해졌습니다. 지금은 날씬한 몸과 건강한 마음까지 갖춰 제2의 인생을 즐기려 합니다.”- 49세 양소운 씨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한 이유 6가지
영양 부족이나 과잉으로 생길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점을 막아준다. 실제로 지방이나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는 과체중과 비만을 야기하며, 비만은 재발이나 2차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생존율도 낮춘다.

2 건강 체중을 유지하게 한다. 건강 체중이란 암에 따른 사망률이 가장 낮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체중이다.

3 신체 리듬을 유지해준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식사하게 되면서 신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4 더욱 활동적으로 적극적인 삶을 이끈다. 말하고 걷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등의 모든 활동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돕는 일련의 활동도 잘 먹어야 경험할 수 있다.

5 암 외에 다른 질병의 위험을 낮춘다. 균형 잡힌 식사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소화기계질환 등 다른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 동반 질환이 있으면 암환자의 생존율을 떨어뜨린다.

6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균형잡힌 식사가 암 환자와 경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이들은 신체적ㆍ정서적 기능이 우월할 정도로 높았고, 통증도 덜했다.

건강습관 5 금연과 절주
“20년 넘게 매일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다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제서야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수술 후 바로 금연과 금주를 시작했습니다. 의사와 함께 건강 계획을 세우고 운동을 하니 30대 시절로 돌아간것처럼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 54세 백형식 씨
금주와 금연을 동시에 해라암을 겪으면 금주나 금연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는 암을 겪은 경험자 중에서도 여전히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암의 생존율을 낮추고, 사망률을 높이는 최악의 습관이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절제력을 높이는 6가지 방법
1 슬로푸드를 먹자 절제력을 발휘할 때 많이 쓰이는 영양소가 포도당이다. 채소나 견과류, 블루베리, 사과 등 서서히 소화돼 포도당이 한번에 많이 쓰이지 않는 식품을 먹는 게 좋다.

2 충분히 잠을 자자 피곤한 상태에서는 뇌세포에 에너지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포도당 활성화 과정을 방해받는다.

3 운동을 생활화하자 술과 담배를 끊어 생기는 일시적인 집중력 저하ㆍ무기력에 도움이 된다.

취미를 가지자 담배나 술을 안 하는 시간을 슬기롭게 보낼 수 있는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5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자 혼자만의 고요한 공간은 다양한 유혹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일기를 쓰자 절주나 금연을 하는 이유를 매일 적는 것도 의지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

2018년 3월 9일 금요일

심장질환, 고혈압 환자가 운동하는 법

입력 : 2018.03.09 08:00

SPECIAL 연중기획 건강 습관 리모델링


운동은 건강한 삶의 기본이다. 면역력을 키워주고, 암을 예방하며, 정서적 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그러나 제대로 된 운동 습관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다(15세 이상, 보건복지부 통계). 운동은 하지만, 잘못된 강도 때문에 족저근막염·회전근개파열 같은 부상을 입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운동, 어떻게 습관을 들여야 좋을까?
달리기 하는 사람
PART 1 운동의 건강 효과
규칙적인 운동은 근골격계와 심혈관계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병원에서는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위험인자를 ▲흡연 ▲영양부족 ▲신체활동 부족으로 발표하며, 유방암의 10%·결장암의 10%·당뇨병(2형)의 7%·심혈관질환의 6%는 신체활동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운동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운동이 질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뇌와 운동의 관련성
운동은 근육이나 뼈뿐 아니라, 뇌도 건강하게 한다.
연구 1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운동을 하면 뇌 속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발견돼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4년간 65세 이상의 노인 1700명을 대상으로 인지능력을 검사하고, 사망한 뒤에는 부검을 통해 뇌를 살폈다.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있어도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운동을 자주 함 ▲TV를 적게 봄 등이 있었다.

연구 2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운동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여자들은 실내자전거 기구로 10분간 운동했다. 그 결과, 10분이란 짧은 시간만 운동해도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3 호주 캔버라대학 연구팀이 ‘영국스포츠의학’ 학술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유산소운동은 전반적인 인지능력을, 근력운동은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가장 효과 있는 운동 시간은 1회당 45~60분, 강도는 ‘중간~강함’의 사이였다.
조깅하는 남녀
PART 2 운동과 거리가 멀다면
우리나라 국민 3분의 1은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당장 사소한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잠깐이라도 하는 게 좋으며, 따로 헬스장이나 운동 수업을 듣는 게 어렵다면 생활 속 움직임을 늘려야 한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30대 이하는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게 필수”라며 “나이가 들수록 운동 효율도 떨어지고, 몸이 노쇠해지기 때문에 20~30대 초반까지 올바른 운동습관을 통해 최대한 근육과 뼈를 키워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이라도 움직였을 때 몸에 통증이 없다면 운동해야 한다.

생활 속 움직임 늘리기작은 활동도 꾸준히 하다보면 효과가 나타난다.
본격적인 운동으로 이어지기에도 좋다.

- TV를 볼 때 제자리걸음·실내자전거·스트레칭 하기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기(내려갈 때는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올라갈 때만 계단 이용)
-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
- 만보기나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매일 걷는 걸음수 체크하고
조금씩 늘리기

어떻게 해야 하나?운동 수준에 따라 신체활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운동 권고안을 참고하자.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고 있지 않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매일 몇 분이라도 신체활동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중등도 신체활동을 30분 이상 시행하도록 시간을 늘려나감’이라고 권고한다.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나 권장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 해당한다면 ‘중등도 신체활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주 5일 이상’하거나 ‘활발한 신체활동을 한 번에 50분 이상, 주 3회 이상’하라고 한다. 
중등도 신체활동(중강도 운동)은 등에 살짝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고, 활발한 신체활동(고강도 운동)은 운동이 끝난 42~72시간 뒤에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운동 계획 세우기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는 저서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에서 7단계에 따라 1주일치 운동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여보라고 권장했다.
1단계 좋아하는 운동 종류를 정한다.
ex) 걷기, 등산, 수영 등
2단계 운동 장소를 정한다.
ex) 거실, 공원, 헬스장 등
3단계 가장 현실적인 운동 시간을 정한다.
ex) 오전 10~11시 등
4단계 하루에 얼마나 운동할지 정한다.
ex) 1회에 30분 또는 하루 2회 20분씩 등
5단계 1주일에 얼마나 운동할지 정한다.
ex) 주 3회, 주 5회 등
6단계 어떤 강도로 운동할지 정한다.
ex) 심박동수 분당 102~132회 또는 중강도 등
7단계
계획대로 한다면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

PART 3 개인별 운동 강도
고강도 VS 중강도운동은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강도로 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30대 이하며, 운동했을 때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고강도 운동을 해도 된다. 이때는 일주일에 75분 정도, 2~3회 나누어 해야 근육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반 중장년층이라면 중강도 운동이 도움된다. 2017년 발표된 울산대 스포츠과학부 이한준 교수팀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년층은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보다 중강도 운동을 하는 게 허리둘레와 혈압의 감소에 더 효과적이었다.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중년 여성 80명을 12주간 운동하게 했다. 그 결과, 허리둘레가 고강도 운동 그룹은 0.86㎝ 감소한 반면 중강도 운동 그룹은 4.44㎝ 감소했다. 이완기 혈압이 중강도 운동 그룹은 6.94㎜Hg 감소했지만, 고강도 운동 그룹은 0.89㎜Hg 높아졌다. 
중장년층에게 중강도 운동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부상을 막을 수 있어서다. 중장년층이 고강도 운동을 하면 디스크나 회전근개파열 등의 부상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중강도 운동은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60%에 해당한다. 적정 심박수 공식은 ‘((220-나이)-안정 시 심박수)×0.6~0.8+안정 시 심박수’다. 
예를 들어 50세 남성이 평소 안정 시 심박수가 70이라고 가정해보자. 최대 운동 능력의 60%로 계산(0.6)해보면 ((220-50)-70)×0.6+70=130이다. 
운동할 때 130의 심박수를 유지하면 좋다. 심박수를 스스로 알기 어렵다면 ▲운동할 때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나 숨이 차 말하기 쉽지 않다 ▲등에 땀이 맺힌다 같은 증상을 유지하며 움직이면 중강도 운동이 된다. 보통 시속 5~6km로 30분간 빠르게 걷거나, 10번 가량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로 근력운동을 하면 중강도 운동으로 본다.

적정 심박수 공식 
((220 - 나이) - 안정 시 심박수)×0.6~0.8 + 안정 시 심박수


질환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움직일 때 숨이 찬 심장질환자나 혈압이 높은 사람, 당뇨병이 있으면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심장질환역기들기, 팔굽혀펴기 등 짧은 시간 동안 고강도로 움직이는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준다. 운동 중에는 항상 맥박을 관찰하며, 최대 심박수의 50~75%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 걷기나 수중운동, 실내자전거 등을 권장한다.
고혈압심각한 고혈압 환자(안정 시 수축기 혈압 18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110mmHg 이상)라면 마음대로 운동하면 안 된다. 의사에게 시작하려는 운동 방법과 시간을 상세히 알려준 뒤, 혈압강하제를 처방받고 운동해야 한다. 최대 심박수의 40~70% 정도로 운동해야하며,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을 권장한다.
당뇨병혈당 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운동은 필수다. 그러나 혈당이 300mg/dL 이상이거나, 평소 식은땀·두통·가슴 두근거림·얼굴 창백해짐 같은 저혈당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당뇨병 환자는 운동하면 안 된다. 오히려 혈당이 오르거나, 실신할 위험이 있다.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
“빨리걷기는 1주일에 150분, 조깅은 75분 하세요”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운동을 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을 고수해 몸을 망치기도 한다. 꾸준한 운동은 왜 중요할까? 어떤 운동을 무슨 방식으로 해야 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올바른 운동 습관에 대해, 근골격계질환·요통 명의인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에게 들었다.
정선근 교수
정선근 
정선근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로 주요 진료 분야는 근골격계질환, 요통, 경부통, 견괄절통, 슬관절통이다. 노인성 근감소증의 약물 및 운동 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힘줄, 연골, 인대 치료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한 대중서 발간도 하고 있다.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요?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운동이 습관화 된 사람은 3분의 1 정도입니다. 그 3분의 1 중에서도 잘못된 운동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도 문제입니다.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 적다는 이야기겠죠.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도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의 규칙적인 신체활동 실천율은 32.1%로 나타납니다.

제대로 된 운동 습관, 왜 중요합니까? 
운동을 하면 뼈와 근육만 튼튼해질까요? 아닙니다. 운동은 심각한 사망 원인인 심장질환·뇌졸중 위험을 낮추고, 치매나 당뇨병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합니다. 
운동을 하면 혈액 내 중성지방, 체지방, 체내 염증이 줄어들고 심혈관 기능이 강화되기 때문이죠.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며 스트레스와 우울증 위험도 낮춰줍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발표한 적 있습니다. 운동을 했을 때 큰 문제나 통증 없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운동=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1주일간 운동을 안 한건 1주일간 밥 못 먹었거나, 화장실 못 간 변비 상태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운동은 습관을 들여야 몸에 좋다는 말이죠.

운동을 안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잘못된 운동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문제라고 하셨는데요. 어떤 경우입니까?
30대 이후부터 운동으로 몸에 손상이 올 정도의 강도나 방법을 강행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관절이 망가지기 쉽습니다. 우리 몸은 뼈, 근육, 관절(인대·힘줄 포함)의 노화 속도가 제각기 다릅니다. 관절이 가장 먼저 노화됩니다. 
30대면 노화가 시작돼요. 그 다음은 뼈, 근육 순입니다. 몸은 노화되면서 운동에 대한 한계치가 낮아지는데, 20대~30대 초반에 했던 운동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관절에 쉽게 무리가 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관절이 무리하고 있다거나, 손상이 왔는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져진 운동으로 발달한 근육이 관절을 안정되게 잡아주기 때문에, 손상이 와도 잘 견디는 경우가 많죠. 
정선근 교수
잘못된 운동으로 손상이 왔다는 걸 환자 스스로 쉽게 알아차릴만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통증’에 민감해지면 됩니다. 잘못된 운동 습관이 지속되면 디스크에 손상이 많이 옵니다. 심한 경우 디스크가 탈출하죠. 
우리 몸은 잘못된 운동 습관 한두 번으로 망가지지 않습니다. 관절 손상도 마찬가지에요. 그 전에 수십 차례 경고 신호가 옵니다. 그게 통증입니다. 보통 뻐근한 느낌으로 옵니다. 
가벼운 통증으로 경호 신호가 왔을 때 알아차려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무시하거나, 운동을 통해 통증을 극복하려 하거나, 근육이 뭉친거라고 착각해 근육 이완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되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관절도 망가집니다. 통증에 귀를 기울이세요.
통증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한 통증이라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겠죠.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해 볼 수 있고요. 때로는 MRI 검사로 완벽한 진단이 안 되기도 합니다. 
MRI는 흉터와 상처를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과거에 큰 디스크 탈출이 있었으면 그 것이 몸에 흉터처럼 남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는 별로 아프지 않아요. 조그만 디스크 탈출이라도 지금 당장 있으면 큰 통증이 있고요. 때문에 의사에게 자신의 상황이나 통증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통증이 있다면 손상이 의심되는 부분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허리가 아픈데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안 되겠죠. 일정기간은 그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40대 이상에게 추천하고 싶은 운동이 있다면요? 타고나길 관절이 튼튼한 사람이 아니라면, 40대부터는 관절을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 운동법이 좋습니다. 윗몸일으키기보다는 플랭크(팔꿈치와 발가락만 바닥에 닿도록 엎드려 버티는 운동), 데드리프트(덤벨·바벨 등을 들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상체를 숙였다 일으키는 운동)보다는 스쿼트를 하는 식이죠. 그 외에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브리징(누워서 무릎을 세운 다음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도 추천합니다.
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없습니까?빨리 걷기나 테니스 복식 같은 중강도 운동을 할 때는 일주일에 150분, 조깅이나 테니스 단식 같은 고강도 운동은 일주일에 75분 하는 게 적당합니다. 중강도 운동이면 살짝 땀이 나고, 숨이 찬 정도입니다. 
몸에 통증이 없는 상태라면 고강도 운동을 추천합니다. 젊고 건강하다면 반드시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하고요. 결국 운동은 몸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줘서 신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원리기 때문입니다. 몸이 튼튼할 때 운동을 꾸준히 해 놔야 나이가 들어서도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강도 운동은 운동이 끝난 42~72시간 정도 뒤에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정도의 강도를 뜻합니다.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몸을 적당히 쉬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몸이 회복할 시간이 생깁니다.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걸 ‘돔스(DOMS)’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일주일에 75분을 한다 해도 매일 하는 게 아니라 2번 정도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어줘야 합니다. 또한 운동을 하다 통증이 있다면 중단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이나 책 등을 통해 최대한 바른 자세,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잊지 마세요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7/2018030700852.html

2018년 3월 8일 목요일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로

■ 노화는 운명? 인간이 늙는 진짜 이유
■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 100세인들의 공통점은? ‘小食’
■ 노화 연구 권위자가 전하는 비결 5가지

노인 사진
인간이 늙는 이유와 장수 비결에 대해 알아본다
죽음은 운명이다. ‘불로불사(不老不死)’는 그래서 인류가 영원히 꿈꾸는 ‘이뤄질 수 없는 염원’이다. 이집트인들은 육체가 죽은 뒤에도 정신이 돌아와 회생할 것을 기대하며 미라를 만들었고, 진시황은 불로초(不老 草)를 찾으러 전 세계를 뒤졌다.
30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다르지 않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죽음을 정복하겠다”며 노화 연구에 15억달러를 투자했고,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120세까지 살고 싶다”며 매일 특별 식단과 함께 인체생장호르몬을 섭취하고 있다.
인간은 왜 늙고 죽는 걸까. 인간에게 정해진 수명이란 있는 걸까. 여기에 많은 미래학자들이 120세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안네 리세 키예르는 2030년에, DNA 생체시계를 발견한 스티브 호바스 교수는 2050년에, 미국 노화전문연구소 벅연구소의 고든 리스고우 박사는 2100년에 120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지금, 12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PART 1:노화는 운명? 인간이 늙는 진짜 이유

노화의 원인에 대한 가설은 이미 400가지가 넘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계에서 공식 인정하는 학설은 없다. 모두 노화현상의 일부 양상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주장을 모아놓고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수명이 있다는 쪽과 주위 환경에 의해 수명이 결정된다는 쪽이 있다. 유전적 결정설 중에는 ‘텔로미어 단축 이론’과 ‘프로그램 이론’이, 환경요인설 중에는 ‘활성산소 이론’이 대두된다.
아직 정답은 없다. 다만, 대다수 학자들은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타고난 유전자에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수명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텔로미어
위 사진의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 텔로미어다. 인간의 유전정보를 담은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 그대로 복제되지만, 끝 부분의 텔로미어는 복제될 때마다 조금씩 줄어든다. 텔로미어가 더 이상 줄어들지 못할 정도로 짧아지면 노화가 시작된다.

1 텔로미어 단축 이론
인간이 늙는 이유와 관련해 가장 유력한 이론은 ‘텔로미어 단축’이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로 ‘끝’을 의미하는 telos와 ‘부위’를 뜻하는 meros의 합성어다. 무엇의 ‘끝 부위’가 어떻게 작용하기에 인간이 노화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와 염색체의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인간은 60조~100조 개에 달하는 세포로 이뤄져 있다. 오래된 기계 부품이 녹슬고 망가지는 것처럼 세포들도 저마다 정해진 수명이 있다. 백혈구 세포는 3~20일, 피부세포는 약 1개월, 뼈 조직 세포는 10년 정도다. 수명을 다한 세포는 분열을 통해 염색체를 복제하고, 같은 자리의 다음 세포에 복제한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세포는 무한정 분열하지 않는다. 분열 횟수에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에는 사멸한다.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시점부터 노화가 진행된다. 세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범한 체세포를 예로 들면 태아는 약 90회, 노인은 20~30회 분열한 뒤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세포가 앞으로 얼마나 더 분열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텔로미어다. 염색체를 확대하면 알파벳 X자와 닮았는데, 유전정보가 담겨 있는 곳은 가운데 매듭 부분뿐이다. 바깥쪽에 붙어 있는 나머지 부분은 텔로미어다. 인간의 체세포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는 보통 5000~1만bp(1bp는 DNA 염기 1개의 길이)로, 세포분열을할 때마다 50~200bp씩 짧아진다. 그러다 텔로미어가 더 이상 짧아질 수 없을 때 세포는 분열을 멈춘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낸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과대학 캐럴 그라이더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잭 조스택 교수는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도록 하거나 길이를 연장하면 ‘장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블랙번 교수도 갖고 있었다. 그는 1984년 당시 대학원생이던 그라이더 교수와 함께 텔로미어를 만드는 효소,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했다.

모든 세포는 텔로머라아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세포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는다. 난자를 만드는 전구세포나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 등 일부에서만 활성화된다. 또 하나 텔로머라아제가 활성화되는 세포가 있다. 바로 암세포다. 텔로머라아제의 과도한 작용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소멸해야 할 세포가 무한하게 증식하면서 암으로 자란다. 장수를 막는 가장 큰 원인인 암에 장수의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금도 정상 세포에서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하거나, 암세포에서의 텔로머라아제를 억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2 프로그램 이론
타고난 유전자가 수명을 결정한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까지 모두 60대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A씨가 있다고 하자. 과연 3대에 걸쳐 똑같이 나타난 심근경색이 우연이었을까. A씨는 심근경색과 관련이 없는 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가 대대로 전해졌으며, A씨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심근경색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프로그램 이론의 핵심이다.
식사·운동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의학적 치료로 정해진 ‘운명’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이론에서는 이러한 후천적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대강의 수명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입력돼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과학자들은 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한 단계 깊숙이 들어가 연구를 진행했다. 인간의 운명이 유전자에 입력돼 있다면, 수많은 유전자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유전자가 질병과 노화를 유발하고 수명을 결정하는지 연구한 것이다.
연구 초기에는 수명을 결정하는 ‘노화 유전자’가 따로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내 수많은 유전자가 각각의 경로로 노화·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례로 항산화효소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면 수명이 늘고, 반대로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런 유전자들의 발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하는 스위치가 두 가지 발견됐다. ‘메틸기(CH3)’와 ‘아세틸기CH3CO)’다. 우선 메틸기는 DNA에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반대로 아세틸기는 DNA를 감싸고 있는 히스톤 단백질과 붙어 유전자를 발현시킨다. 아세틸기는 유전자를 발현하는 일종의 가속페달이고, 메틸기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브레이크인 셈이다.

메틸기와 아세틸기를 붙이거나 떼어냄으로써 유전자 발현 스위치도 켜고 끌 수 있다. 메틸기·아세틸기를 조절하는 것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약물, 주위 환경에 따라 메틸기와 아세틸기가 붙거나 떨어진다. 일례로 흡연은 DNA에서 면역기능 조절 및 인슐린 수용체 결합 등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메틸기를 부착한다. 이로 인해 유전자가 억제되면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당뇨병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는지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10년에 5% 정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 활성산소 이론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의 대사 과정이나 외부 자극으로 생성된다.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호흡 과정이나 음식을 소화하는 대사 과정에서 산소가 불완전 연소돼 나오는 일종의 찌꺼기다. 우리 몸은 호흡으로 얻은 산소로 음식을 태우고 에너지를 얻는다. 산소는 최종적으로 환원돼 물이 되는데, 이 가운데 2%가량은 완전히 환원되지 않고 과산화수소, 슈퍼옥사이드 등의 활성산소가 된다.

최근 활성산소는 언론이나 광고에서 노화의 원인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백해무익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양의 활성산소는 염증과 싸우고, 박테리아를 죽이며, 평활근육(인체 내부 기관과 혈관의 작용을 조절하는 근육)의 활동을 조절하는 등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에 필요하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만들어지면 문제가 된다. 본래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의 독성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이 있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
활성산소가 적게 생성되야 노화가 억제되며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면 노화가 억제된다
활성산소가 생기더라도 ‘항산화물질’이 분비돼 이를 무력화한다. 그러나 이 방어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활성산소가 많아지면 세포 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세포핵에 손상을 입히고, 그 결과로 돌연변이를 유발한다.

또, 세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과 지질 등에 산화 손상을 유발하는데, 이런 손상이 축적되면 노화로 이어진다. 활성산소 이론에 따르면 노화를 막는 방법은 두 가지다.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이미 생성된 활성산소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식(小食)이다. 활성산소는 음식물의 소화와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므로 음식을 적게 먹으면 활성산소가 적게 생성되고 노화가 억제된다. 활성산소를 늘리는 외부 자극(자외선, 세균감염, 스트레스 등)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생성된 활성산소를 신속히 없애는 방법으로는 적절한 운동이 있다. 활성산소를 호흡과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얼핏 운동을 하면 오히려 활성산소도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운동은 활성산소에 대항하는 SOD, GSH, 카탈라제 같은 항산화물질의 분비를 더 많이 늘려 결과적으로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준다. 항산화물질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 C·E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섭취하면 노화가 억제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실이다.

항산화 물질, 무엇이 있을까

아스타잔틴이 풍부한 갑각류 새우
아스타잔틴이 풍부한 갑각류 새우
아스타잔틴(Astaxanthin)
항산화 효과가 비타민C의 65배, 비타민E의 550배에 달한다. 혈관 내 피세포를 강화시키고 LDL-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기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면역 기능도 강화한다.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기미·주름살의 예방·개선에 효과 있다. 갑각류와 해조류에 풍부하다.


신경세포 내 산화 손상을 줄여주는 브로콜리
신경세포 내 산화 손상을 줄여주는 브로콜리
알파 리포익산
모든 세포에 존재하는 지방산으로서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대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C·E 등 다른 항산화물질의 재활용에 도움을 주며, 신경세포 내 산화 손상을 막는다. 시금치·브로콜리·감자 등에 풍부하다.


항산화물질 레스베라트론이 발견되는 포도 껍질
항산화물질 레스베라트론이 발견되는 포도 껍질
레스베라트롤
포도 껍질에서 발견되는 항산화물질로 혈소판이 혈관 내벽에 침착되는 것을 줄이고, 혈관 수축을 막아주며,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암의 발생과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으며, 혈관 및 세포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성염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붉은색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 라이코펜
붉은색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 라이코펜
라이코펜
전립선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 있으며, 심장병 예방과 면역기능 향상 효과도 있다. 토마토·수박·자몽·구아바 등 붉은색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코엔자임Q-10 함량이 높은 등푸른 생선
코엔자임Q-10 함량이 높은 등푸른 생선
코엔자임Q-10
‘비타민Q’라고 부르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심혈관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보조적으로 쓰이며, 피부 노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 등푸른 생선·현미·달걀·땅콩 등에 많다.


식물에서 추출되는 폴리페놀
식물에서 추출되는 폴리페놀
폴리페놀
녹차, 흑차(black tea), 과일 같은 식물에서 추출하는 화합물로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철분·납·구리 등의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도 있다. 적정용량은 150~300mg인데, 이 정도 섭취하려면 과일과 채소를 5인분 먹어야 하므로 정제 형태로 섭취한다.


항산화 미네랄인 아연이 많이 든 굴
항산화 미네랄인 아연이 많이 든 굴
항산화 미네랄
셀레늄과 아연이 대표적 항산화 미네랄이다. 셀레늄은 HDL-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콜레스테롤은 낮추며, 혈액 응고를 막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아연은 항산화효소인 SOD의 생성에 필요하며 암 세포 제거에 도움을 준다. 굴·장어·호박씨·깨 등에 많다.


당근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당근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베타카로틴베타카로틴은 비타민A의 전구물질로서 자외선 손상에 대한 보호 효과와 면역증진 기능이 있다. 당근·클로렐라·고추·시금치·쑥갓·케일·곶감·살구·망고·김·미역·파래·다시마 등에 풍부하다.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 / 도움말 박상철(전남대 연구석좌교수),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 / 참고서적 ‘100세인 이야기’, ‘당신의 백년을 설계하라’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31/2018013101292.html

냉장고로 옷을 새것으로 만드세요: use Freezer to clean your Clothing


When you run out of storage space in your closet or dresser, where do you turn to next? The guest room closet? The coat closet in the hall? Nope and nope. Enter: The freezer.
 
Yes, we’re being completely serious here. This may sound absurd, but there are actually a lot of benefits to putting your clothes in the freezer, especially when it comes down to certain pieces of clothing in your wardrobe.
Still don’t believe us? Try these clothing freezer hacks and see for yourself!
 
Leather
Freezer
You know how your leather jacket, trousers, or skirt can start to smell a bit funky? Well, washing leather is a very complicated process, so instead, just stick the item in a sealed plastic bag and put it in the freezer for 24 hours. Your leather will come out as good as new and smelling as fresh as a flower.


Cashmere
We love our soft, chic cashmere sweaters, but they can be pretty pricey, so of course, we want to take good care of them. If you notice that your cashmere is always shedding, stick it in a plastic bag and place in the freezer.


Jeans
It’s not uncommon for people to get considerable use out of their jeans before they stick them in the wash – because who actually likes that just-washed tight jean feeling? To stretch the longevity of jean washing even further, try freezing a pair. You might want to warm them up a bit before slipping them on again, but they’ll definitely have more freshness to them.


Tights
Freezer
Stockings can get all sorts of weird after a couple of years. For tights, first stick them under the faucet, squeeze out any excess water, and then freeze them in a plastic bag. The cold air will tighten the fibers, and the next day you’ll have better-than-new tights.


Shoes
We’re all guilty of smelly shoes sometimes. If yours are smelling extra stinky, place them in a sealable bag and put them in the freezer. After a night in the cold, your favorite sneakers will smell a lot more pleasant.
Side hint: To break in a new pair of shoes, fill two plastic bags with water and stuff them inside your shoes. Place them in the freezer, and voila, the frozen water will have expanded your shoes ever so slightly so that they’re comfortable to wear.
 
Wool
Freezer
If you’re overusing mothballs for those times you find those devastating holes in your woolen sweater, then try freezing it. The cold will kill the moth larvae which are responsible for those annoying holes. Leave the wool item in a bag in the freezer for a couple of weeks.


Gym Clothes
You might be cringing at this, but hear us out. The freezer can kill off even the smelliest of bacteria that causes odor and mildew in your workout wear. Same goes for those t-shirts you get the most use out of. No time for laundry? Stick it in the freezer overnight and it’ll be stink free.

Source: tiphero
Images: deposit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