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옥수수 자급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로 미국에서 엄청난 양의 옥수수가 수입되는데 극히 일부만 식용이다. 대부분은 가축 사료로 쓰인다.
쌀·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로 꼽히는 옥수수는 17세기께 한반도에 들어왔다. 중국을 거쳐 ‘(중국의) 강남에서 왔다’ 하여 ‘강냉이’라고도 부른다.
원산지인 중미나 멕시코에선 기원전 3400년께부터 길러왔다. 지금도 멕시코에선 주식이나 다름없다.
북미 인디언들은 ‘씨 중의 씨’ ‘거룩한 어머니’라고 칭송했다. 옥수수·시금치·호박을 ‘세 자매’라 불렀다. 함께 심고, 식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여겨서다.
1492년 신대륙을 찾은 청교도들이 처음 재배한 작물도 옥수수였다. 인디언이 씨를 주고 재배법를 가르쳐줬다. 추수감사절의 기원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의 약 40%를 생산한다. ‘콘벨트(corn belt)’라고 불리는 광대한 지역에서다. 미국에선 콘(corn)이 옥수수이지만 영국에선 밀 등 곡류를 뜻한다.
우리 국민은 대개 옥수수를 자루째 쪄서 먹는다. 쪄 먹는 옥수수를 풋옥수수라 한다. 덜 익었음을 뜻한다. 완전히 익은 옥수수는 알맹이가 단단해져 푹 쪄도 씹기 힘들다. 그래서 가루를 빻아 가공용으로 돌린다.
풋옥수수는 찰옥수수·단옥수수로 분류된다. 당도가 높으면 단옥수수, 찰기가 있으면 찰옥수수다. 단옥수수보다 더 달면 초당옥수수다. 씹을 때 알갱이가 쉽게 뭉개지면 단옥수수·초당옥수수, 단단한 알갱이가 모양을 유지한 채 자루에서 쏙쏙 빠지면 찰옥수수다.
옥수수는 전분(녹말)이 주성분인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전분의 구조에 따라 찰옥수수·메옥수수로도 나뉜다. 전분이 아밀로펙틴 100%면 찰옥수수, 70%가량이면 메옥수수다.
옥수수는 식이섬유(변비 예방)와 비타민 B1(정신건강에 유익)·엽산(기형 예방) 등 비타민, 그리고 칼륨(혈압 조절)·철분(빈혈 예방)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단백질은 100g당 3.8g(단옥수수 생것)∼11.5g(찰옥수수 마른 것)가량 들어 있지만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거의 없고 라이신도 전혀 없어 불완전 단백질에 속한다. 단백질의 질을 나타내는 단백가가 42로 곡류 중 가장 낮다. 옥수수를 섭취할 때는 콩(라이신 풍부)이나 우유(트립토판 풍부)를 곁들이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알갱이 색깔에 따라 황색과 백색 옥수수로도 나뉜다. 영양·건강 면에선 황색이 낫다. 비타민 A·베타카로틴·루테인 등이 더 풍부하다. 특히 눈 건강에 유익한 루테인이 많이 들어 있어 백내장·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 예방 식품으로 간주된다.
옥수수 배아(씨눈)에서 얻은 식용유가 옥수수기름이다. 혈관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의 비율이 90%에 달한다. 서양에서 옥수수유(옥배유)를 고급 기름으로 여기는 것은 이래서다.
특히 씨눈엔 피부 건조와 노화를 억제하는 비타민 E가 풍부하다. 알갱이엔 거의 없는 트립토판·라이신도 들어 있어 ‘옥수수의 심장’으로 통한다.
옥수수 하나에 700∼1000개 달려 있는 수염도 쓰임새가 많다. 한방에선 신장염·당뇨병 약재로 쓴다. 수염엔 이뇨 성분이 있어 몸의 부기를 빼고 싶을 때 먹으면 효과적이다.
옥수수 수염을 잘라 햇볕에 말린 뒤 5~10개에 물 500mL를 넣고 물이 3분의 2로 줄 때까지 약한 불로 졸이면 옥수수 수염 우린 물이 완성된다. 하루에 세 번에 나눠 마시면 적당하다.
풋옥수수를 구입하면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되 되도록 24시간을 넘기지 말고 쪄 먹는 것이 좋다. 찐 것은 랩에 말아 냉동 보관한다. 옥수수는 밭에서 따자마자 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수확 후 시간이 지나면 당분이 전분으로 빠르게 변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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