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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9일 화요일

안동 '하회마을'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것에서 유래된 '하회(河回)마을'

지난 주말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약 3시간을 달려 하회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경비원이 차량을 막아섰다. 그는 "마을 주민들 이외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며 "마을 보존을 위해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 들어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촬영 장비를 들고 약 1km를 걸어야 마을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의 것을 보존한다는데, 감수하고 장비를 들쳐 맸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이라서 일까?' 기자를 대하는 방식도 남달랐다.
마을 입구부터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안내 지도를 보며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Hahoe Folk Village, Andong,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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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의 전경
이곳은 풍산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同姓)마을이다. 특히 조선시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먼저 마을 최초로 지어진 풍산류 씨의 대종택, '양진당'으로 향했다. 보물 306호로 지정된 이곳은 마을을 대표하는 가옥으로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집이다.
마당 앞에 활짝 핀 개나리와 목련 뒤로 보이는 기와지붕은 하늘을 향해 펼쳐져 전통가옥의 빼어남을 뽐내고 있다. 마당 안으로 들어가니 수학여행을 온 초등학생들로 만원을 이뤘다. 학생들은 건물 앞을 서성이며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바빠 보였다.
 마을 형성 당시 최초로 지어진 '양진당'의 모습.
제법 시끌벅적해 질 무렵, 갑자기 안채에서 한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나오더니 "여러분 마을 곳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조용히 관람해주세요."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아이들은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인지 몰랐어요."라고 작게 말하고, 종종걸음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실제 종손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너무 시끄럽게 떠들거나 집 안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실례다.
양진당을 나와 충효당으로 향했다. 이곳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으로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는 뜻을 가진 곳이다.
이곳은 지난 1999년 4월 21일,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직까지도 그 흔적들을 엿볼 수 있는데 입구 쪽에는 그녀가 심어놓은 기념식수가, 안채에는 그녀를 위해 따로 설치한 마루도 볼 수 있다.
그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신발을 벗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 발을 보이는 것은 온몸을 보이는 것과 같이 여겼다고 하는데. 여왕이 한국 생활방식을 따르기로 했던 것이다. 당시 이 장면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고, 마을은 그 날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지난 1999년 4월 '충효당'을 방문한 엘리자베스여왕의 모습.
또, 73번째 생일을 맞은 여왕을 위해 마을 사람들은 전통 생일상을 준비했다. 특히 여왕이 생일상을 받은 곳은 한류스타 류시원이 태어난 '담연재'이다. 류 씨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을 당시 마을 구석구석을 안내했다. 그와 마을을 둘러본 여왕은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 한 곳."이라며 극찬했다.
충효당을 둘러본 뒤 담연재로 향했다. 이날에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대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건물 앞에는 '류시원(柳時元)'이라는 문패가 걸려있었다.
현재 아무도 살지 않아 문은 잠겨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문틈 사이로 집 안을 훔쳐보기도 하고, 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배우 류시원이 태어난 곳이며,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일상을 받은 '담연재'의 모습(사진 위). 일본인 관광객들이 하회마을을 둘러보다 쉬고 있는 모습(사진 아래).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삼신당 신목이다. 이곳에는 수령이 600여 년이 된 느티나무가 있다. 마을의 정중앙에 위치하여 아기를 점지해주고 출산과 성장을 돕는 신목이라 여겨진다. 현재는 관광객들의 소원이 적힌 종이가 신목 주변에 가득 묶여 있다.
신목 앞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가와사미 마사노리(쿠마모토현.68세)씨는 "가족이 건강하길 빌었어요."라고 했다. 또 그는 이 마을에 대해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직도 이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 대단하네요."라고 말했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삼신당 신목'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로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마을 강 건너 편에 위치한 '부용대'다. 마을 서북쪽에서 나룻배를 타고 올 수 있지만, 나룻배가 운영되지 않을 시에는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곳은 태백산맥의 끝 부분에 해당하는 곳으로 낙동강이 S자로 굽이 흐르는 모습과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하회 16경에 속한 이곳을 오르는 것도 마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마을을 떠나기전 만난 안동하회마을 보존회 류왕근 사무국장은 하회마을을 "낙동강과 산맥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유교문화를 고수하며 사람이 살아가는 마을."이라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0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로 지난 600년처럼 앞으로도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겨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루터에서 바라본 '부용대'의 모습과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의 전경

안동 하회 마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1/2


안동 하회 마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2/2


Hahoe Folk Village: Where 600 Year-Long History Has B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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