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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4일 토요일

세계 부자들의 향후 투자 대상


36개국 5000명이 지목한 유망 투자 상품

요즘 세계의 부자들은 미래의 금맥(金脈)이 어디에 있다고 보고 있을까. 부자들은 돈의 흐름을 좌우한다. 소액 투자자 입장에선 '부자 따라 하기'만 제대로 해도 돈을 벌 수 있다.

머니섹션 M은 씨티그룹의 자산관리서비스 기업인 씨티프라이빗뱅크와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나이트프랭크가 공동 발간한 '2011 부자 보고서(The Wealth Report)'를 통해 전 세계 백만장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보고서는 36개국의 백만장자 5000여명의 투자 계획을 씨티프라이빗뱅크 소속 PB 160명이 취합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에너지·농산물·헬스케어에 투자"세계의 부자들은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로 에너지·농산물·헬스케어 분야를 꼽았다.

씨티프라이빗뱅크의 말레이 가텍(Ghatak) 유럽·중동·아프리카 투자부문 대표는 "부자들은 에너지 기업의 주식을 사는 식의 투자보다는 원유 선물(先物)에 대한 직접 투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전 세계 유가가 오르고 있을 때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로 BP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던 것처럼 원자재 가격과 개별 기업의 성과가 따로 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고령화·석유고갈·환경오염 따른 에너지·천연자원·헬스케어 관심 

주식보다 원유 先物 등 직접 투자… 구리 25% 올랐지만 “계속 사겠다” 

“인도·中·동아시아가 미래 주도”

부자들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상태임에도 올해 총 자산의 10%를 농산물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적정선 4%를 초과했다. 많은 부자들이 바이오 연료 제조를 위한 옥수수 생산이 늘 것으로 예상해 농산물 관련 글로벌 기업 주식, 농산물 가격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한 구리 가격이 작년에 25% 상승했지만, 신흥국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이유로 계속 투자하겠다는 부자들이 많았다.

부자들은 부정적인 뉴스에서도 투자 기회를 발견한다. 씨티프라이빗뱅크의 부자 고객 중 한 사람은 고령화가 진행 중인 영국에서 장기 요양시설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다. 마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듯이 요양시설 건물을 사들여 리스하는 방식으로 일반 부동산 투자의 수익률을 능가하는 돈을 번 것이다. 부자들은 또한 세계 곳곳에서 지역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뉴스에 방위산업·조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신흥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을 보고 당뇨병이 늘 것으로 예상해 복제약 생산기업의 주식을 샀다.

부자들은 신흥시장을 좋아한다. 부유층은 가장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 아시아(36%)를 꼽았고, 북미·유럽(28%)이 2순위였다. 이는 씨티프라이빗뱅크의 투자 전문가 대상 조사 결과 북미·유럽(37%)이 가장 유망하고, 아시아(34%)가 2순위였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씨티프라이빗뱅크 투자연구소의 필립 왓슨(Watson) 대표는 "초부유층 고객들은 투자할 때 본인의 경험을 가장 우선시하고, 그다음 주변 사람의 의견을 듣고, 가장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한다"고 말했다.




◆"인도·중국·동아시아가 미래 주도할 것"전 세계 부자들은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 국가'를 묻는 질문에 서슴없이 '인도'를 꼽았다. 특히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는 '부자들이 현재 선호하는 도시' 랭킹은 13위에 그쳤지만 '10년 후 유망한 도시' 랭킹은 7위로 몸값이 훌쩍 뛰었다.

나이트프랭크 인도법인의 아난드 나라야난(Narayanan) 이사는 "인도 전역에서 고속도로, 도시철도, 공항 건설이 이뤄지고 있고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어 부동산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인도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제한을 걸어놓아 최소 5만㎡ 이상의 면적에 5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만 가능하다. 부자들에게도 상당한 제약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부자들은 주로 부동산 펀드를 통해 인도에 투자한다. 인도 부동산 펀드는 국내에도 출시돼 있다. 

"역동적인 한국경제가 부자들 마음 사로잡아"
부자들이 꼽은 유망 국가 2위는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중국에 대해선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가 모두 유망하다고 부자들은 보고 있다.

씨티프라이빗뱅크의 캐롤라인 시아(Sia) 부동산 투자전문가는 "발 빠른 부자들은 아시아 신흥국의 높은 교육열에 주목해 명문 학교 인근 주택과 교육시설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해 부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은 현재 부자들이 선호하는 도시 27위이지만 10년 후 유망도시에선 19위로 올라갔다. 부자보고서는 "한국의 역동적인 경제가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모바일·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에 강하고 내수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부자들은 삶의 질, 정치적 영향력, 지식 기반의 측면에선 한국에 낮은 점수를 줬다. 고령화로 인해 연금 및 건강보험이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유로머니 매거진의 로렌스 화이트(White) 아시아 편집장은 "한국은 전통적으로 높은 환율(낮은 원화 가치)에 따른 수출 덕을 많이 봐왔지만, 작년부터 환율이 많이 떨어져 수출기업들에 불리한 조건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5.12.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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