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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7일 월요일

태양도 바람도 저장: 에너지, 필요할 때 꺼내쓰는 新기술의 세계

▲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전기 공급에 문제가 없는 풍력 발전소, 해가 져도 발전(發電)이 가능한 태양열 발전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람이 세고 햇빛이 강할 때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신기술 덕분이다.

대표적인 것이 '흐름 전지(flow battery)'. 남는 전기를 액체가 든 탱크에 화학물질 형태로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밸브를 열어 수돗물처럼 쓴다는 개념이다. 탱크만 키우면 언제든 에너지 저장용량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흐름 전지는 대부분 바나듐 금속이 녹아있는 전해질을 쓴다. 2003년 호주 킹 섬은 풍력 발전소에 7만L짜리 탱크를 갖춘 바나듐 흐름 전지를 설치해 바람이 약할 때 쓰던 디젤발전기 사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 전력회사는 태양광 발전소에 쓸 세계 최대의 바나듐 흐름 전지를 주문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바나듐 흐름 전지를 얇게 만드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흐름 전지는 전기자동차에도 쓸 수 있다. GE-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일리노이공대-아르곤 국립연구소 컨소시엄은 각각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전기자동차용 흐름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흐름 전지는 전기자동차의 전지 가격을 4분의 1로 낮출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가는 거리도 지금의 160~320㎞에서 최대 800㎞까지 늘일 수 있다.

바나듐 흐름 전지는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미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 9일 '네이처'지에 바나듐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한 유기물질 '퀴논'으로 만든 흐름 전지를 발표했다. 퀴논은 원유나 식물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다. 퀴논은 산화-환원 반응도 바나듐보다 1000배나 빨라 충전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해가 져도 태양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도 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아벤고아사(社)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솔라나 태양열 발전소에서 처음으로 액체 상태의 소금을 이용한 상용 야간 발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 태양열 발전소는 햇빛을 한 곳으로 반사시켜 기름을 끓인다. 열교환기는 기름의 열로 증기를 만들어 발전기를 돌린다.

솔라나 발전소는 낮에 증기를 만들고 남은 기름의 열을 액체 소금 12만t에 저장했다 해가 지면 섭씨 550도 이상의 뜨거운 소금으로 다시 증기를 만들어 발전기를 돌린다. 아벤고아사는 이 방법으로 해가 진 후 6시간 동안 3만 가구가 쓸 수 있는 12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솔라리저브는 내년 네바다사막에 같은 방법으로 해가 진 후 10시간까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110메가와트급 태양열 발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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