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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6일 토요일

벗들과의 미 서부 유람기 2/3

5월 26일 화요일은 대망의 그랜드캐년을 보기로 하였다. 숙소인 Bellemonte에서 약 70마일 떨어진 그랜드캐년의 Visitor Center에 주차하니 오전 9시경이었다. 오랫만에 다시 왔는데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과거엔 이렇다 할 시설이 전혀 없었는데 들어오는 입구서부터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식당  여행관련업체들로 새타운을 형성하고 있었고 Visitor Center를 중심으로 자그마한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게다가 음식점과 기타 시설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길을 찾는데는 GPS가 없다면 쉽게 위치를 알기가 어렵게 되어 있었다.

이미 주차장은 차들로 거의 들어찼고 수많은 인파가 뒤섞여 오가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Mather Point를 가서 보기로 하였다. 날씨는 비교적 쾌청한데다 기온도 적당하여 구경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요번 일정은 비교적 시원한 가운데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은 편이었다.

탁트인 지역으로 나가니 펼쳐지는 광경은 세상에는 둘도 없는 수 많은 봉우리와 계곡의 연속으로 마음도 뻥 뚤리는 시원함으로 벅차 올랐다. 산들바람까지 불어와 절경을 보면서 느끼는 여행의 기쁨으로 주위를 둘러 보며 절벽따라 만들어진 포장된 산책길을 걸으면서 달라지는 경치를 즐겼다. 이길은 대략 일마일 남짓한데 나이 든 노인들이나 불편한 사람들이 천천히 따라 걸으며 경치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Visitor Center

Mather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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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은 South Rim은 관광객을 위해 주차장을 네군데나 넓게 만들었고 주변 지역을 세부분으로 나누어 파랑 빨강 노랑으로 색갈별로 구분하였다. 세지역을 Shuttle Bus가 15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어 구태여 차를 몰고 갈 필요없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관광객을 위한 배려에 고마웠다. 볼만한 전망대가 서쪽의 빨강지역과 동편의 노랑지역에 각 5군데 정도 있고 중앙에 위치한 파랑지역은 숙박시설, 음식정, 매점 등 상가로 되어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꼭 해야 할 것은 걸으면서 보는 경관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하이킹 코스인 Kaibab Trail을 걷는 것이었으므로 샤틀버스를 타고 2마일 떨어진 코스 입구로 갔다. 산행이 시작되는 곳은 제한된 공간과 번잡함으로 개인차는 갈 수 없게 되어 있다. 10시 조금 지났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는 다리가 불편한 학동 부인을 제외하고 셋이서 Cedar Ridge까지 3마일을 왕복하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초입에서 올라오는 한 가족을 만나 소요시간을 물으니 약 2시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그정도라면 우린 3시간 걸릴 것으로 보고 여유있게 걷기로 하였다. 시작되는 내리막길을 가노라니 펼쳐지는 그랜드캐년은 속살을 조심스레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급격한 경사가 시작되는데 Switchback 즉 지그재그 길로 만들어 놓아 아래까지 잘 보였다. 한눈에 들어 오는 그길은 매우 아름다웠다. 날씨가 좋은데다가 절경을 감상하며 편하게 내려가니 그야말로 기분은 최고였다. 앞으로 몇번이나 이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더 귀하고 감사하여 순간순간을 즐기며 걷고 있었다. 학동과 집사람과 정담을 주고 받으며 내려가는 길은 참으로 좋았다.

내려가자마자 Switchback이 시작하고 있다


황토길들이 여러겹으로 보이기 시작


일단 절벽을 다 내려와 올려다 보니 사람들의 움직임도 재미있다


두 사람이 잘 할까 걱정되었는데....
Kaibab Trail은 경관이 제일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그랜드캐년에서 가장 빨리 콜로라도강까지 갈 수 있는 제일 짧은 산행길로 알려져 있다. 단 이구간은 그늘이 없고 물이 없어 사전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특히 여름에는 끔찍한 더위로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기력이 소진할 우려가 있어 산행을 권하지 않고 있다.구간 내내 산등성이를 걸어 내려가는 코스인데 참고로 전체를 네구간으로 나누고 총 7마일 거리다.

Locations/Elevation

Rim (7260 ft / 2213 m) to Cedar Ridge (6120 ft / 1865 m):                                       1.5 mi (2.4 km)
Cedar Ridge (6120 ft / 1865 m) to Skeleton Point (5220 ft / 1591 m):                     1.5 mi (2.4 km)
Skeleton Point (5220 ft / 1591 m) to the Tipoff (4000 ft / 1219 m):                         1.4 mi (2.3 km)
Tipoff (4000 ft / 1219 m) to Bright Angel Campground (2480 ft / 756 m):                2.6 mi (4.2 km)

Rim (7260 ft / 2213 m) to Bright Angel Campground (2480 ft / 756 m):              7.0 mi (11.3 km)


같이 걷는 사람들이 얼마 안돼 좋았다. 길은 제멋대로 절벽의 안전한 곳을 따라 만들어졌는데 구비구비 완만하게 돌면서 때로는 180도 꺾이기도 하고 계단도 있고 노새의 분비물도 어지러이 널려 있었지만 시시각각 펼쳐지는 광활한 경관을 즐기면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컨디션도 각양각색이었다. 물론 건강상태의 바로미터가 몸동작과 숨소리인데 역시 살이 찐 사람들은 예외없이 고생하며 올라오고 있었다. 의외로 우리보다도 더 나이 많아 보이는 노인들은 대부분 건강을 잘 관리해서인지 함박 웃음을 띠며 열심히 산행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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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공터가 Cedar Rid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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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면서 보니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 없어 보였던 그랜드캐년이 소나무도 많고 풀과 관목도 많은 것이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고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기암괴석에 돌덩어리들로 위험해 보이는 곳도 많았지만 걷다보니 그랜드캐년이 어느 정도 친숙하게 되었고 자연의 웅장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내려가는 건 쉬워 한시간도 안 걸려 Cedar Ridge에 도착하였다. 비교적 공간이 넓어 화장실도 있고 한숨을 돌리며 다음 여정을 준비할 수 있는 곳으로 거의 360도를 볼 수 있어 전망대의 요건도 갖추고 있었다.

문득 아래 편에서 카우보이 둘이서 노새를 대여섯마리씩 연결하고 오고 있었다. 원하는 사람을 돈을 받고 구경시켜 주는 것 같았는데 나는 공짜로 타래도 협착하고 아찔한 길을 노새를 타고 구경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무섭다.

어느 정도 쉰 다음에 우리는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극히 상식적인 것이지만 막상 하려면 쉽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산행 특히 올라가는 일이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라는 영어 격언처럼 숨차지 않게 천천히 올라가면 시간은 더 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너무 쉽고 오히려 시간도 그리 차이 나지 않는다. 다행히 나는 조깅을 늘 하고 있어서 별 문제가 없지만 두사람은 쉽지 않을꺼로 보았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둘이 별 문제없이 잘 올라와서 너무 기뻤다. 이 적은 경험을 통해 각자에게 주는 교훈은 다르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과 성취감은 실로 중요하고 우리를 선도해 가는 촉매가 될 것이다.

Cedar Ridge는 넓은 지역이라 사람들이 재정비하며 경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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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는 특히 말을 주로 키우고 있었는데 카우보이의 모습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렸다






김 교수가 올라오고 있네

앞바위에 개구리 모자가 앉아 있네

아찔한 바위에 올라간 것도 대단한데 사람들이 일제히 Jump, jump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녀는 아쉽게도 하지 못 했다




올라오고 있는 광경과 풍경을 좀 더 보시길...


산화망간 작용으로 변한 검푸른 부분이 두들어진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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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올라온 뒤

어린아이들이 부모와 올라오고 있다.


점심을 먹은 뒤 우리 차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며 마지막 두 곳을 보기로 하였다. 첫번째는 Lipan Point고 두번째가 유명한 Watchtower였다.  Lipan point는 절벽의 긴부분에 접근하며 사진 찍기가 좋고 경치도 매우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좀 위험하지만 여기 저기서 관람을 하며 서쪽에서 비추는 해의 향연을 만끽하고 있었다. 낙조를 흠뻑 맞은 봉우리와 산기슭 그리고 강은 묘한 색을 발하며 자연의 오묘한 색을 선사하고 있었다.




웃는 모습이 일품인 김 교수


아래로 콜로라도 강이 햇빛에 확실한 윤곽을 드러냈다








파수대는 Visitor Center에서 동쪽으로 약 20마일 정도 제일 동쪽에 위치하여 있는데, Pueble People의 Watchtower를 모방하여 1932년 여성 건축가인 Mary Colter가 디자인하여 완공했다고 한다. 그녀는 당시 그랜드캐년의 산행길 등 여러 시설을 디자인하였다. 4층으로 된 탑은 계곡에 접근하여 불쑥 나온 장소에 세워져 사방을 둘러 보게 되어 있고 층마다 유리창이 있어 안에서 밖의 경치와 상황을 볼 수 있다.  우리도 실제 가보니 기가막힌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다른 곳에선 못 보던 콜로라도 강과 인디언이 살던 유적지가 눈 아래 있었다. 이제 그랜드캐년과도 이별할 시간이 닥아오고 있어 남은 시간에 좀 더 보고 사진을 찍어가며 그 환상적인 경치에 흠뻑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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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후 5시경 그랜드캐년을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다음 행선지는 미국에서 기가 제일 세다는 세도나로 여기서 남쪽으로 약 130마일 떨어져 있다. Flagstaff 까지 가는데도 이번 여행의 대부분의 풍경처럼 광활한 고원지대를 지나며 가끔씩 벌건 민둥산에 협착한 골짜기 그리고 기암괴석으로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여행지는 대부분 모하비사막에 속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아리조나주, 유타주 그리고 네바다에 걸쳐 있는 Mojave사막은 고원지대고 산들의 대부분이 위가 평평한데 Table을 뜻하는 스페인어인 Mesa를 붙인 곳이 그래서 많은 지역이다. 인디언들이 토속 민속 공예품을 파는 것을 보고 집사람은 도와 주겠다고 몇가지를 사기도 한다. 어느새 세도나에 들어서는데 89A도로 12마일 골짜기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여 Freeway로 가느니 그 계곡길로 내려가며 슬슬 세도나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다 빠져 나오면 세도나시가 시작되는데 여기도 역시 예전보다는 많이 번화해졌다. 저녁이 되어 스테이크로 유명한 식당에 들려 푸짐한 고기에 와인을 곁들여 여독을 풀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식당은 사람들로 붐비며 전통적인 카우보이식의 미국 식당이었는데 서비스가 매우 좋았다. 숨가쁜 여행을 하였지만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모두 흡족하였다.

관광객들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게끔 되어 있었다.


사진을 찍어 준 백인 할어버지는 1958년에 미군으로 의정부에서 복무했다고 하며 너무 자상하고 친철하여 농담도 하였는데 헤어질 때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여 인상에 남았다.

  세도나 여행은 다음에 계속하여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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