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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제3의 에너지' 셰일가스 전쟁 시작



[셰일가스의국제경제 파장]
확인된 매장량만 전세계가 59년 동안 쓸 규모
2030년엔 석유에 이어 '제2 에너지원' 될 것
채굴 과정 환경오염 문제·비싼 운송비는 부담                            
2012.07.21 03:30      

[토요 이슈 shale gas 제3의 에너지 혁명] 셰일가스, 美천연가스값 40%(1년새 5달러→3달러) 낮춰… 美, FTA체결국에 수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008년 1MMBtu당 12달러를 웃돌던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4월 10년 만에 1달러대로 추락했다. 지난 19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천연가스 가격은 1MMBtu당 2.9달러로 4월보다는 올랐지만, 1년 전(5달러 선)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이 셰일가스(shale gas·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셰일에 존재하는 가스)를 본격 개발하면서 시장에 천연가스 공급이 넘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셰일가스가 에너지시장에 혁명을 몰고 오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천연가스 가격을 낮추고 있고, 석유·석탄이 지배하던 기존 에너지 시장의 판도도 바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판도 변화

셰일가스가 뒤늦게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매장량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셰일가스 매장량은 187.5조㎥. 전 세계가 지난해처럼 천연가스를 소비한다고 했을 때 59년간 사용 가능한 규모다. 2030년쯤엔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제2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인 EIA에선 2035년 미국 천연가스 총 생산량의 절반을 셰일가스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이 확보된 것도 한 이유다. 채굴 기술이 발달하고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개발이 활발해졌다.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탐사·개발 단가는 2007년 1000㎥당 73달러에서 2010년 31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기존 전통가스 개발단가(46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된 셰일가스는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에너지산업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가스 생산이 늘면서 미국산 석탄 수출이 증가하자 국제 석탄가격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에선 발전연료가 천연가스로 대체되면서 석탄 수요가 급감, 석탄생산업체인 패트리어트콜이 이달 초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저가격 가스 시대가 오면서 국제 원유 가격 등 에너지 가격을 잡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에너지업계 한 CEO는 "셰일가스 수출이 본격화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해왔던 미국 DOE는 지난해 40년 만에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계획을 승인했다. 대상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한국 등 10여 개국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그동안 중동에 치중돼 있던 LNG 도입선이 다변화되면서 단가 하락 효과가 기대된다. 천연가스가 나지 않는 동아시아 지역은 두바이산 원유 가격에 연동해 LNG 가격을 산정해왔지만,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산 LNG와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값싼 셰일가스가 향후 원자력발전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가스발전소는 원전(原電)보다 공사기간이 짧고, 건설비용도 5분의 1 이하다.

◇환경문제 걸림돌…미국서도 논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셰일가스는 채굴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쓴다. 이 약품이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 문제를 들어 셰일가스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이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은 유럽지역에서 셰일가스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산 LNG 주요 수입국이 될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수송비용이 적지 않아 수입에 큰 매력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기체상태인 천연가스는 파이프로 1MMBtu당 1~4달러면 수송이 가능하지만, LNG는 운송에 7~10달러가 소요된다. 딜로이트와 맥킨지 등은 중장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1MMBtu당 5~7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격대에서 운송비 등을 감안한 미국산 LNG 도입가격은 11.75~14.05달러 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 LNG 가격은 15달러대 초반이다. 

☞MMBtu(Million Metric British thermal unit)
1Btu는 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0.252㎉)으로, MMBtu는 100만Btu에 해당한다. 천연가스·LNG 등에 주로 쓰이는 단위다.


'제3의 에너지' 셰일가스 전쟁 시작   2013.05.23

[美, 이례적으로 日에 수출 허용… 에너지 혁명 현실화]

-늦었지만 통큰 계약한 美·日
국익 위해 수출 주저했던 美… FTA 체결안한 일본에도 허가
韓·日 4년 뒤부터 수입하지만 수입규모는 일본이 훨씬 클 듯

-미국으로 몰리는 세계의 돈
미국 현재 셰일가스 매장 2위                                          
추출할 때 석유도 함께 나와 원유생산국 1위로 뛰어오를 듯
투자 수요는 700兆원 넘어서

-한국, 에너지 전쟁 이기려면
에틸렌 등 가격경쟁력 非常… 중동에서 미국으로 LNG 수입선 전환 추진해야

셰일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돌

수년 전 미국에서 '셰일가스(shale gas) 붐'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선 '찻잔 속 태풍'이냐, 아니면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이냐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 최근 셰일가스 개발과 투자 붐을 보면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미국발(發) 셰일가스 혁명'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조짐을 보여주는 일이 얼마 전 있었다. 지난 17일 미국 에너지부(DOE)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프리포트(Freeport)사가 일본의 오사카가스 등과 손잡고 셰일가스를 액화시킨 액화천연가스(LNG)를 20년간 일본에 수출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업계에선 추가로 2건의 대(對)일본 수출계약 건도 조만간 승인이 떨어져 한국의 수입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국익을 내세워 셰일가스 수출 허가를 잘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에도 수출을 허용하는 등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다.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운송 문제를 고려해도 미국산 천연가스(셰일가스) 가격이 다른 곳보다 30% 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 에너지 시장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17년부터 셰일가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셰일가스는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 전 세계가 60년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셰일가스 매장량 2위 국가다. 셰일가스 층에선 가스 외에 타이트 오일(tight oil, 셰일가스와 함께 묻혀 있는 석유)과 같은 석유도 나온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17년이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생산한 가스와 석유를 해외로 수출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의 큰 변화를 몰고 올 태풍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만 수백조원 투자 대기

IEA는 셰일가스 개발에 따라 건설해야 할 LNG 플랜트 규모가 1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 3420억달러(약 40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확정한 에틸렌(석유화학 원료) 플랜트 등의 투자액만 200조원이다. 대부분 미국에 건설하는 것으로, 다우케미칼·포모사·쉘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한화케미칼 등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 파이프라인·가스처리 장치 등 부속 설비를 위해 향후 20년간 2500억달러(약 3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 1위 중국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로열 더치 셸과 엑슨 모빌 등 미국 유명 채굴회사들과 함께 중국 셰일가스 매장량의 40%가 집중된 쓰촨(四川) 지역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에너지·화학업계에도 큰 변화


셰일가스는 한국 에너지산업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 셰일가스 개발프로젝트인 '사빈패스' 운영사로부터 2017년부터 20년간 연간 LNG 280만t을 수입하기로 했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미국산 셰일가스를 LNG 형태로 수입할 경우 MMbtu(25만kcal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11.8달러(운송비 포함)가 든다. 현재 중동에서 수입하는 LNG 장기계약 가격은 MMbtu당 15달러다. 22%가 싼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LNG수입선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전환해야 할 상황을 맞은 것이다.

석유화학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연평균 천연가스 가격은 셰일가스 개발붐 때문에 100만Btu(1BTU= 0.252㎉/h)당 2008년 8.9달러에서 2012년 2.83달러로 내려갔다.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틸렌 제조원가를 보면 미국은 t당 316달러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455달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1717달러다. 가격경쟁력에서 한국 에틸렌 공장이 경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김희집 액센츄어 에너지산업부문 대표는 "셰일 혁명을 그냥 지켜봐선 안 된다"며 "미국산 LNG 계약을 추가로 따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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