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성환 리복크로스핏센티넬 시니어 코치가 다바타 운 동법에 활용되는 기본 운동의 올바른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왼쪽부터 앉았다 일어서기, 윗몸일으키기, 팔굽 혀펴기 동작. 짧은 시간 에 운동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홍진환 기 자 jean@donga.com |
최근 살을 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간헐(間歇)이 화두 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과 간헐적 운동이 폭발적 관심을 끌면서 이를 해보려는 사람 들이 늘고 있다. 간헐적 단식이란 1주일에 한두 번 일정한 시간 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간헐적 운동은 고강도의 운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짧게 쉬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간헐 적 운동의 대표적인 예가 다바타 운동법(Tabata Training)이다. 1996년 일본의 다바타 이즈미 박사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했다. 20초간 고강도 운동을 한 후 10초간 휴 식하는 것을 8번 반복하는 다바타 운동은 단 4분이면 끝난다. 4분만 운동해도 1시간 동안 운동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바쁜 현대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에 4분만 투자하면 금방 몸짱이 될 수 있을까. 본보 기자가 5일간 다바타 운동법을 체험해봤다.
"오늘의 운동은 앉았다 일어서기입니 다. 4분 동안, 아니 중간에 쉬는 시간을 빼면 정확히 2분 40초 동안만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 끝! 참 쉽죠?"
말처럼 쉬울 줄 알았다. 4분이면 요즘 대중가요 러닝타임이다. 노래 한 곡 부를 시간이 면 운동이 끝난다니 싱거워 보였다. 게다가 그냥 앉았다 일어서기의 반복이라니…. 4분간 쉬지 않고 운동 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20초 동안 최대한 빨리, 많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10초간 쉬면 1라운드 가 끝난다. 그렇게 8라운드를 마치면 5단계로 구성된 다바타 운동법의 첫 단계인 다바타 스쿼트가 완 성된다(표 참조). 지난달 말 다바타 스쿼트를 시작으로 하루에 한 단계씩 회사 근처 체육관에서 트레이 너의 지도 아래 5일간 이 운동을 했다.
다바타 스쿼트를 실시한 첫날. 삐익! 스톱워치가 작동 하기 시작했다. 처음 20초 동안 기자는 폭발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1라운드에만 정확한 자세로 21번 앉았 다 일어섰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100m를 전력 질주한 기분이었다. 숨을 고르자마자 다시 삐익!, 전력을 쏟기 시작했다.
몸은 딱 절반인 4라운드까지만 내 마음대로 움 직였다. 점점 숨이 가빠 오며 다리가 후들거렸다. 몸은 천근만근. 엉거주춤 주저앉은 자세가 스스로 보기 에도 흉해 눈을 감았다. 할 수 있는 거라곤 20초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뿐. 20분 같은 20초가 흐르자 쏜 살같이 10초가 지나갔다. 마지막 라운드는 겨우 10개를 넘기고 풀썩 주저앉았다.
"하악 하악!" 겨우 4분이 지났을 뿐인데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허벅지 경련 때문에 다리도 접지 못하고 10분 넘게 누 워 있어야 했다.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니었다. 머릿속은 4분 동안 이렇게 운동하느니 차라리 1시간 동안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이때 생긴 근육통은 3일간 계속 됐다 .
다바타 운동을 시작한 이틀째에 실시한 다바타 푸시업, 사흘째 되던 날 하게 된 다바타 배틀 로프도 마찬가지. 매번 숨쉬기도 벅찰 정도로 힘들었고 다리는 물론이고 팔과 가슴, 손목이 아팠다. 나 흘째 되던 날의 다바타 셔틀런을 마친 뒤에는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공짜는 없다!
본 보 박민우 기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리복크로스핏센티넬다운타운에서 다바타 운동법 을 응용한 다바타 섬싱 엘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턱걸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앉았 다 일어서기로 구성돼 있다. 총 16분간의 운동을 마친 후 녹초가 된 박 기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 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하지만 이런 효과를 누리기 위 해서는 4분 동안 자신을 한계점까지 몰아붙여야 한다. 다바타 운동법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 최대산소섭 취량(VO2 max)의 170%를 요구하는 초고강도 인터벌 운동법(강도 높은 운동 사이에 짧은 휴식을 끼워 넣 는 운동법)이라는 점이다.
1930년대 장거리 육상 선수들을 위해 고안된 고전적 인터벌 운동법은 빠르게 달리기(고강도)와 천천히 달리기(저강도)를 반복해 전신 지구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보 통 인터벌 운동에서 고강도라 함은 개인 최대산소섭취량의 70∼80%를 사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운동 강도 만을 봤을 때 다바타 운동법은 보통 인터벌 운동보다 두 배 이상 강력한 프로그램이다. 황성환 리복크로 스핏센티넬 시니어 코치(31)는 다바타 운동법에 대해 "짧다고 해서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니다"며 "사점(Dead Point)에 도달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꾸준히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 다.
더 강력한 다바타
다바타 섬싱 엘스는 일반인들이 흔히 아는 4가지 운동으로 구성돼 있다.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다바타 운동법으로 8라운드씩 총 32라운드 16분 동안 반복해야 한다. 기자는 지난달 31일 다바타 섬싱 엘스로 체 험의 대미를 장식했다. 다바타 섬싱 엘스는 여러 단계의 다바타 운동법 중에서도 가장 힘들게 느껴졌다. 그것은 마치 경기 막판에 나타나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끝판 대장 같았다. 하루에 4분씩 5일간 다바 타 운동법 5단계를 마친 뒤 기자의 몸무게는 약 1.5kg 줄었다.
황 코치는 "이런 식으로 꾸준히 운 동하면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다. 하지만 기초체력과 의지가 없으면 자세가 흐트러져 효과가 떨어진다. 또 운동 강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크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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