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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1일 수요일

시리아 화학무기 1000t

[대량살상, 공포의 화학무기]

러시아 1만t 이상 '세계 最多', 북한도 2500~5000t 보유
독일 나치가 사린가스 개발… 후세인, 쿠르드족 5000명 학살

시리아가 화학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통제권을 국제사회로 넘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왈리드 알 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화학무기 제조 관련 시설을 러시아와 다른 국가, 유엔으로 구성된 대표단에 보여줄 준비가 됐다"며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도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무기란 유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해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기를 말한다. 프랑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는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보유분 1000t을 50개 도시에 나눠 저장하고 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정부군은 반군과 민간인에게 신경가스인 사린(sarin)가스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가 대량 살상을 목적으로 개발했다. 콧물·눈물·침·호흡곤란·메스꺼움·구토·근육 경련·두통 등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또 겨자가스는 눈과 피부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내장을 손상시킨다. VX는 독성이 더 강하다. 인체에 흡수되면 몇분 만에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주요 국가의 화학무기 보유 실태.
화학무기는 1차 세계대전 때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2차대전 때는 연합군과 독일군이 경쟁적으로 개발했다. 세계대전 후에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많이 사용했다. 후세인은 1988년 3월 화학무기로 쿠르드족 5000여명을 학살했으며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도 수백 차례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 1992~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에도 세르비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화학무기로 인한 대량 살상 우려가 심각해지자 국제사회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을 발효시켜 개발·생산·비축·사용을 금지하고 보유 중인 화학무기는 폐기하도록 했다. 현재 미국·러시아·한국 등 189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한 상태다.

세계에서 화학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러시아다. 동서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최대 4만t의 화학무기를 보유했다. 냉전이 끝난 후 계속 폐기하고 있는데도 아직 1만t 이상 남아 있다. 미국은 3만1500t의 화학무기를 갖고 있다가 현재 90%가량을 폐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화학무기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이 화학무기 제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시리아·이집트·앙골라·남수단 등 5개국은 CWC에 서명하지 않았다. 우리 국방부는 2012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은 1993년 CWC에 서명했지만 아직까지도 의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일 미 중앙정보국(CIA) 기밀문서를 인용해 "1982년 미국 첩보위성은 네게브사막에서 화학무기 생산·저장 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찾아냈다"면서 "몇몇 증거로 미뤄볼 때 이스라엘이 신경작용제와 독가스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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