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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크기 : 990 x 883 픽셀
겨울 풍경 촬영에서 무엇을 가장 중시하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질감’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겠지만 겨울하면 ‘차가움, 추위, 혹독함, 견뎌냄’ 등 봄이나 가을에 비해 긴장감이 느껴지는 단어가 떠오르게 된다. 이를 사진이라는 평면 예술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질감을 담아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질감을 나타내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우선은 조리개를 선택해야 한다. 질감을 묘사할 때 피사계 심도라는 요소는 빼놓을 수 없다. 이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회절에 대한 질문이 나오므로, 이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도록 한다. 렌즈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큰 조리개 값으로 촬영하면 반드시 회절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A4 등 일반적인 풀 사이즈작품의 경우, 심도 차이만큼 화질에서 큰 차이가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언뜻봐서는 알 수 없는 회절이 두려워 얕은 심도로 촬영한 작품보다는, 화면 구석까지 초점이 맞은 작품에서 더욱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얗게 얼어붙은 폭포 등 멀리 있는 풍경은 물론, 고드름 접사 촬영 등의 경우에도 질감에서부터 차가움을 나타내고 싶다. 또, 선명하게 담아내야 하므로 흔들림에 주의하도록 한다. 초점 위치나 조리개를 이용한 질감 묘사 외에 화이트 밸런스 색채 설정, 겨울의 주요 피사체라고도 할 수 있는 눈의 노출 등 겨울 풍경 사진을 담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앞으로 소개할 비법을 참고해서 찍으면 겨울 풍경은 사진가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빛망울 없이 전체를 선명하게 드러내되, 배경은 지저분하지 않도록 담는다
겨울 피사체인 고드름을 촬영했다. 싸늘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조여 얼음을 선명하게 묘사하고 차가움을 강조해야 한다. (a)는 얼음의 표면에만 초점이 맞아 표면이 매끈매끈하고 반짝인다. 표면에만 초점을 맞춰 F8로 찍음으로써 얼음의 투명함을 드러냈다. (b)는 F2.8로 설정해 빛망울이 커지고 무지개 색으로 빛난다. 얼음의 차가움보다는 환상적인 느낌이 강한 사진이다. (c)는 F값을 F32까지 조여 3장 가운데 얼음의 질감은 제일 잘 드러났지만, 피사계 심도가 너무 깊어 얼음 표면이 너무 강하게 표현됐다. 이렇게 하면 얼음의 투명함이 손상되고 만다. 여기서는 (a)가 가장 차가운 얼음처럼 보인다.
극한의 풍경을 화이트 밸런스의 푸른 색채로 표현한다
겨울 폭포는 때로는 얼어붙지만 눈 속에서 계속 흐른다. 이 같은 한겨울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화이트 밸런스가 중요하다. (a)는 화이트 밸런스 [AUTO]로 찍은 것이다. 이 경우, 폭포수의 색이 암갈색처럼 나와 차가움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a)는 [태양광]으로 촬영했다. 맑은 날 그늘에서 화이트 밸런스 [태양광]으로 해서 촬영하면 푸른 기가 돈다. 차가움을 표현하기에는 가장 좋다. (c)는 [그늘]로 촬영했다. 이 폭포는 그늘에 있었으므로 적절한 화이트 밸런스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이는 그대로의 색상이 표현될지라도 추위는 표현되지 않아, 폭포가 따뜻한 색으로 나오고 말았다. 여기서는 폭포가 파랗게 찍혀 추위가 가장 잘 전달되는 (b)가 제일 적절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절제된 색상 모드로 고급스럽지 못한 화려함을 방지한다
겨울 계곡은 해가 비치는 이미지는 거의 없으며, 어둡고 차분한 인상이다. 이 장면에서는 카메라 색상 모드를 이용해 피사체가 가진 색을 끌어낼 수 있는 색채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 (a)는 픽쳐 스타일 [충실 설정]으로 찍은 것이다. 물의 색상도 어두워 겨울의 어두운 숲 속 분위기가 잘 표현됐다. (b)는 [풍경]. 너무 화려하게 나와 겨울 풍경에 적합하다고는 할 수 없다. 초목이 마르는 겨울은 원색이 적은 계절이다. 이런 장면에서는 화려한 색상 모드보다는 (a)처럼 보이는 그대로의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눈의 세부를 표현할 수 있는 노출 값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노출 보정이란 밝기를 제어하는 것이지만, 필자가 눈 쌓인 풍경을 찍을 때는 톤이나 그라데이션을 제어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눈은 플러스 보정하지 않으면 순백색이 표현되지 않는다. 그러나 풍경 사진에서 눈이 순백색일 필요는 없다. 이보다는 입체감이나 계조표현을 중시해 노출 값을 설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위 사진은 평가 측광이며, AF는 가운데 맞췄다. (b)는 카메라가 판단한 적정 노출 값이다. +1EV로 찍은 (c)는 하이라이트가 날아갈 듯해 입체감이 떨어진다. -0.7EV로 보정한 (a)는 암부가 조여져 얼음의 입체감이 드러난 것을 알 수 있다. 질감이나 현장감이 강조된 작품은 (a)다. 이 사진에서 눈의 입체감이 가장 잘 표현됐다.
겨울의 파란 하늘을 자연스럽게 재현할 수 있다
겨울 하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파란색이 중요하다. 풍경 사진에서는 하늘의 파란색을 강조하기 위해 PL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산 위의 공기는 맑기 때문에 겨울 하늘은 생각보다 파랗게 나온다. 따라서 노출 값을 마이너스 보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a)는 PL 필터를 끼운 것으로, 초광각 렌즈를 이용했기 때문에 PL 필터 효과에 얼룩이 생기고 말았다. (b)도 PL 필터를 이용한 것이다. 전체를 파란 물감으로 칠한 듯한 하늘이 되고 말았다. (c)는 PL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사진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연스러운 파란색을 재현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c)가 가장 겨울다운 하늘이라 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겨울날에는 PL 필터 등을 끼우지 않고 찍는 것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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