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13인이 전하는 건강한 식습관, 식재료
1년여 동안 각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명의를 만나 건강해지는 식습관과 음식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그들이 전한 식습관은 의외로 쉽고 간단했고, 식재료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친근한 것이 대부분이었죠. 명의의 기찬 밥상 마지막 회를 맞아 어쩌면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고 잠시 잊고 살던 건강한 습관을 되새기도록 주옥같은 조언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 한눈에 살펴보는 질환별 필수 식습관
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이소플라본은 콩이나 두부, 된장, 아마씨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암을 부추길 수 있으니 식사 때 적당량만 챙겨 먹을 것을 권한다.
소금의 구성 성분인 나트륨이 체내에 쌓이면 몸이 수분을 끌어들여 혈액량을 증가시키고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고혈압을 일으키므로 소금의 섭취는 반드시 줄여야 한다. 신선한 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조리하고 나트륨 함량이 높은 김치는 싱겁게 담가 먹거나 작게 썰어 먹고, 찌개는 국물은 빼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하루 총 1200~1300kcal 정도의 열량은 유지하되 필요한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는 고르게 섭취한다. 요리할 때 기름을 소량 사용해도 섭취 열량이 상당히 높아지니 튀기거나 기름에 볶는 조리법보다는 찜, 생채, 가벼운 무침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 낫다.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면 갑상선유두암에 걸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성인 1일 요오드 권장량(150mcg)의 3~4배 정도를 섭취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먹는 김, 미역 등의 요오드 함유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다시마환 같은 고농도 요오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은 칼슘과 미네랄 등이 뼈에서 빠져나가면서 발생한다. 채소와 과일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여 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추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반면 단시간 내에 과음하거나 다량의 커피와 탄산음료를 섭취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의 양이 증가해 체내 칼슘 농도가 떨어지므로 골다공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김치가 익으면서 생성되는 유산균과 부재료 중 마늘, 생강 등은 살균 작용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C와 수분이 풍부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또한 전통 발효 장류인 된장과 청국장도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효소가 면역력을 높일 수 있으니 음식에 적극 활용한다.
동물성 지방이 많이 포함된 서구식 식단은 전립선 질환이 발병하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 대신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오메가-3가 많이 든 생선 등을 섭취하면 전립선암의 위험을 줄여준다. 특히 라이코펜을 많이 함유해 전립선에 좋은 토마토는 파스타소스나 수프 재료로 활용하면 좋다.
음식에 쓰이는 화학조미료에 함유된 글루타민산소다와 황색 5호 색소인 타트라진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화학조미료가 다량 함유된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 냉동식품 등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고 가정에서 요리할 때에는 멸치, 새우, 다시마로 만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내에 변이나 가스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육류는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육류를 섭취할 때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은데 고기 양의 5~10배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과일이나 채소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대장 점막이 발암물질과 접할 기회를 줄이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뇌세포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혈류의 장애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지중해식 식단을 들 수 있다. 육류를 줄이고 과일, 채소, 올리브오일, 생선과 해산물 위주로 섭취하여 몸속 염증을 줄이고 뇌의 노화를 늦춘다.
간의 최고의 적은 술이다. 반주는 과도하지 않게 맥주나 포도주 한두 잔 정도를 마시되, 하루 3~4잔 이상 지속적으로 하는 음주는 금물. 음주 후 해장술 혹은 에너지 음료를 추가로 마시면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삼간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달인 물, 농축액, 즙 등은 독성간염을 유발하여 간에 손상을 입히니 주의한다.
우리나라는 국물 음식이나 장아찌, 젓갈, 김치 등 염장식품이 발달해 대체로 음식이 짜고 맵다. 장기간 이러한 음식을 섭취하면 위 점막이 손상돼 발암물질과 접촉하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숯불구이(탄 부분에서 발암물질 생성) 고기와 염장 생선도 위암 발생에 영향을 주니 되도록 피하거나 적게 먹는 것을 권장한다.
칼로리를 적절히 섭취해도 영양 상태가 불균형하면 오히려 당뇨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당뇨가 있다고 무조건 육류를 피하고 탄수화물을 늘릴 것이 아니라 연령대, 식성, 식습관 등에 따라서 현재 섭취하고 있는 영양의 균형을 각자 자신에게 맞게 조절해야 한다. 탄수화물 60%, 단백질 20%, 지방 20%의 균형 섭취량을 기준으로 한다.
◆ 알아두면 건강해지는 질환별 맞춤 식재료
◇ [고혈압] 키위 & 현미_ 비타민 A·B·C 등은 혈관의 산화를 막아 동맥경화와 심장 질환을 예방한다. 매일 키위를 3개씩 섭취하면 혈압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현미 같은 통곡류에서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 E와 비타민 B군, 무기질 등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 [호흡기] 도라지 & 미역_ 도라지나 양파, 무 등에서 흰색 색소를 내는 안토크산틴은 기침, 가래 등을 가라앉힌다. 미역, 다시마의 끈끈한 점액질 성분인 알긴산은 몸속에 침투한 중금속이나 미세먼지, 농약 등을 흡착해 배출하여 기관지와 폐를 씻어낸다. ◇ [간] 조개 & 콩나물_ 간장에서 해독 작용 중에 남은 불필요한 물질을 내보내는 담즙을 원활하게 분비하려면 타우린이 함유된 조개, 재첩, 문어 등을 섭취한다. 콩나물 뿌리에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에 생성되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해독한다. ◇ [위] 양배추 & 무_ 위에 염증이나 출혈이 생겼을 때 비타민 U와 비타민 K가 함유된 양배추를 섭취하면 지혈해주고 위의 점막을 강화한다. 무의 흰 부분에 들어 있는 디아스타아제와 옥시다아제 등의 효소는 위 점막을 재생해 위 질환에 효과적이다. ◇ [전립선] 토마토 & 굴_ 전립선에 좋은 식품인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은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적. 굴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인과 아연 성분은 이뇨와 소염 작용이 뛰어나 전립선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 ◇ [장] 사과 & 김_ 사과에 함유된 펙틴은 장운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장을 보호하기 위해 벽을 만든다. 김, 미역, 파래 등 해조류에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고 변비에 좋은 카로틴도 많아 장 건강을 지켜 준다.
◇ [갑상선] 버섯 & 해바라기 씨_ 버섯, 땅콩, 고기류, 생선류와 달걀 등에 함유된 셀레늄이 결핍되면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해바라기 씨, 완두콩 등에 함유된 티아민을 충분히 섭취하면 갑상선이 관여하는 체내의 에너지대사를 원활히 한다.
◇ [치매] 견과류 & 올리브오일_ 지중해식 식단에서 대표로 꼽히는 올리브오일에는 단가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경미한 인지 능력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견과류에 포함된 식물성 오메가-3와 비타민 E는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혈관 손상을 줄여주고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춘다. ◇ [유방] 석류 & 콩_ 콩, 석류, 칡뿌리 등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된 대표적인 식품으로 하루에 1~2회씩 꾸준히 섭취하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콩의 구성 성분인 제니스테인, 다이드제인은 이소플라본의 일종으로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 [뼈] 멸치 & 달걀_ 뼈와 치아를 튼튼히 하는 칼슘은 멸치와 같은 뼈째 먹는 생선, 유제품 등에 풍부하다. 칼슘을 흡수하는 데 기여하는 비타민 D를 음식을 통해 충족하기 위해서는 달걀노른자, 등 푸른 생선, 동물의 간 등을 섭취한다. ◇ [방광] 밤 & 바나나_ 바나나·배·양파의 켈세틴과 밤·도토리의 타닌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면역 증강 작용과 항염증 작용을 하며 생체 내 산화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항염증 작용 덕분에 방광염을 치유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 [면역력] 귤 & 브로콜리_ 감귤류, 풋고추, 딸기 등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며 면역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 비타민 E는 결핍 시나 과잉 시 모두 면역세포의 식균 능력을 감소시켜 감염이 증가한다. 비타민 E는 브로콜리, 시금치와 같은 진한 녹색 잎 채소에 들어 있다. 기획:정미경 기자 | 진행:현진선(프리랜서) | 사진:오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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