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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8일 월요일

체온과 몸의 건강상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전집에는 ‘자연적으로 낫지 않는 병은 약을 쓰고, 약으로 안 되는 병은 수술로 하고, 수술로 안 되면 열로 다스려라’는 문구가 있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실제 일선 대학병원 외과에선 치료 불가능한 암 환자에게 열을 가해 암세포를 죽이는 온열 치료가 쓰이고 있다. 면역세포를 비롯한 일반 세포는 체온보다 높은 섭씨 37~38도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47도 정도까지 죽지 않지만, 암 세포는 약 43도에서 사멸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치료가 아니더라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다. 현대인의 몸이 예전보다 차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맥() 에너지 측정기기로 성인남녀 1만 명을 측정한 결과, 60%가 체온이 낮은 냉 체질로 나타났다. 정상 체온은 20~25%에 그쳤다.

일본 도쿄여자의대 가와시마 아키라(내과 전문의) 교수는 “몸의 온도를 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더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 혈류가 개선되고, 면역세포 활동도 뚜렷해지며 노폐물이 빨리 순환돼 배설된다는 것. 김달래 교수는 “비단 추위를 피하는 것뿐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생강·뿌리채소·레드와인 … 몸 따뜻하게 하는 음식
생강은 대표적인 발열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열을 내는 음식과 내리는 음식이 따로 있다고 설명한다. 열을 내는 음식은 ‘양’의 음식, 내리는 음식은 ‘음’의 음식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발열 음식은 ‘생강’이다.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신정규 교수는 “생강의 주요 성분인 진저롤·진저론·슈가올 등이 세포를 자극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을 빨리 돌게 한다. 면역세포 활성도 촉진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살균작용으로 질병 치료 효과도 있다.

 생강차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생강을 조리용 강판으로 갈아 홍차 1잔 분량에 적당량을 넣는다. 생강 맛이 너무 강하면 벌꿀·흑설탕·말린자두즙 등 양의 성질을 띠는 식품을 첨가한다. 백설탕·커피·녹차 등은 음의 음식이므로 같이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천일염도 대표적인 발열 식품이다. 된장국, 소금에 절인 생선 등 염장류를 조리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진다. 일반 소금은 염화나트륨이 99.9%인 데 비해 천일염은 염화나트륨은 80~90%이고, 나머지 칼륨과 마그네슘 등 유효한 물질이 있어 혈류는 개선하고 혈압 상승은 덜하다.

 부추·파·마늘도 양의 음식이다. 전골·찌개 등에 부추와 파를 한 움큼 얹어 먹으면 체온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우엉·연근·마 등의 뿌리채소, 검은콩·검은깨 등의 검은 음식도 양의 음식이다. 과일은 대부분 몸의 온도를 내리는 음의 음식이다. 특히 열대과일인 파인애플·바나나는 몸을 차게 한다. 샐러드용 양상추도 음의 음식에 속한다. 서양 음식 중에서는 치즈가 대표적인 양의 음식이다. 레드와인·소주·청주는 발열에 도움 되지만 맥주·화이트와인·위스키는 발열 효과가 떨어진다.
40도 이하 물에서 반신욕 … 하체운동 많이 해야 따뜻해져

반신욕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최상의 방법. 하지만 온도가 중요하다. 섭씨 40도 이전의 물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혈관을 확장시키지만 40도보다 높은 물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욕조에 38~40도의 물을 명치 정도까지 오도록 받아 30분 정도 반신욕을 한다. CHA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은 “혈액은 보통 1분 주기로 온몸을 한 바퀴 돈다. 열 바퀴쯤 돌아야 혈액이 데워진다. 30분 정도 혈액이 돌면 몸 속 깊숙한 장기까지 따뜻해지고, 신장 기능도 높아져 노폐물 배설도 잘 된다”고 말했다.

 발열 효과를 높이려면 입욕제를 넣는다. 생강 1개를 갈아 천에 싸서 넣거나 천일염 500g 정도를 욕조에 넣으면 몸이 쉽게 데워진다. 발한 효과뿐 아니라 살균, 노폐물 배설 효과가 있다.

 30분 정도의 입욕 시간이 없다면 족욕이나 수()욕을 해도 효과를 본다. 대야에 42도 정도의 물을 받아 10~15분 정도 넣고 기다린다. 매일 3주 이상 해야 혈행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육을 늘리는 것도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근육은 신체조직 중 발열 작용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부위다. 전체 근육이 70% 이상 분포된 하체 운동에 집중한다. 걷기 운동·스쿼트(다리를 어깨 너비만큼 벌리고 서서 무릎을 직각이 될 때까지 굽혔다 섰다 반복하는 운동) 등을 하면 하체 근육이 단련돼 모세혈관도 그만큼 더 확장된다. 같은 활동을 해도 에너지 소비율이 더 높아 체온이 쉽게 올라가고 온도가 유지된다.

바르는 발열제, 발열 마우스패드·신발도 등장

배는 장기와 혈관이 몰려 있는 곳이다. 이곳을 따뜻하게 하면 데워진 피가 온몸을 돌아 체온을 쉽게 올릴 수 있다. 핫팩을 속옷 윗배에 붙이고 겉옷을 입으면 보온 효과가 상승한다. 등산을 할 때는 체온을 가장 많이 뺏기는 목 뒤·어깨·겨드랑이 부분 위주로 핫팩을 대거나 머플러·조끼 등을 덧입으면 좋다.

 최근에는 겨울철 야외운동을 하는 사람을 위해 바르는 발열제도 출시됐다. 젤 성분을 손끝에 바르면 약 5분 후에 말초혈관의 미세혈관이 1.5~2배 증가하고, 피부 온도가 약 2도 올라간다. 한 번 바르면 4시간쯤 유지된다. 흡수 발열 성분으로 만든 발열 내의·발열 양말도 있다. 땀과 반응해 열을 내 발을 따뜻하게 한다. 고추에 많은 캡사이신 성분을 함유한 양말도 피부와 반응해 열을 나게 한다.

 전기요 사용도 도움된다. , 밤에 높은 온도를 맞춰 놓고 기상 시까지 계속 사용하는 것은 피한다. 몸이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 3시간 정도 지나면 자동적으로 식는 전기요를 사용해야 몸을 따뜻하게 단련시킬 수 있다.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USB발열마우스패드도 좋다. 패드에 연결된 전선을 컴퓨터에 연결하면 열이 전달돼 손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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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열 깔창도 좋다. 특수촉매가 신발 깔창에 얇게 삽입돼 열을 낸다. 조금씩 배출되는 발바닥 땀과 반응해 열을 발생시킨다. USB로 컴퓨터와 연결해 열을 전달하는 사무실용 실내화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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