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중국 여행 8: 은시대협곡(恩施大峽谷), 태산(泰山·1532m), 네이멍구 自治區, 난징(南京)

중국의 심장, 후베이성(湖北省): 

절벽·사람·운무(雲霧)가 만든 몽환적 풍경

2] 대륙 속에 그려넣은 수묵담채화, 은시대협곡

세계에서 유례없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은 미국 등 기존 선진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하지만 진정 주목해야 할 중국의 힘은 대자연이다. 자연은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졌다. 지구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환경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곳, 단언컨대 중국은 대자연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땅이다.

	올해 8월 완공된 케이블카
올해 8월 완공된 케이블카가 관광객을 빠르고 안전하게 협곡 안으로 안내한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신이 선물한 중국의 보물, 은시대협곡누군가는 중국의 변화무쌍한 자연을 대면할 때마다 왜 '대국'이라 부르는 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걸출한 명산이 수없이 많다. 대충 훑어보아도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중 한국인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곳은 장자제(张家界)다. 최근에 장자제의 자태를 빼 닮은 것은 물론 또 다른 매력까지 뽐내는 수려한 산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은시대협곡(恩施大峽谷)이다.

이름이 다소 낯설다. 사실 그동안 은시대협곡은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고 험준해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황산과 장자제 못지않은 비경에도 불구하고 중국국가관광지 등급 '4A'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은시대협곡이 제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2년 고속도로 개통으로 은시 시내에서 이곳까지 불과 70km, 약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케이블카도 완공했다. 그동안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던 칠성채(七星寨) 구간의 초입 난코스를 케이블카를 타고 사방을 전망하며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됐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탑승지에 도착했다. 워낙 비가 잦은 지역이라 예상은 했지만 짙게 드리운 운무(雲霧)가 지척의 산조차도 얼굴을 가린다. 비가 그치길 고대하며 우비와 모자로 완전 무장하고 신발 끈을 단단히 여며본다.

6명을 태운 케이블카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올랐을까. 케이블카가 구름의 품속에 안기고 말았다. 마치 구름 속에 동동 떠 있는 기분이다. 그때 한 편의 구름이 걷히는가 싶더니 갑자기 눈앞에 거대한 수직 절벽이 나타났다. 순간 부딪히는 줄 알고 눈을 질끈 감았다. 조마조마하다가 슬며시 눈을 떠보니 이내 등 뒤로 사라져버린 뒤다. 큰 한숨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니 이내 종착지다.

트레킹은 대략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주로 계단을 걷고 하산 길 마지막 구간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일방통행로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여러 차례 갈림길이 있어 헷갈리기 쉽다. 가이드가 "만약 일행과 떨어져 혼자가 되면 반드시 왼쪽 길로 향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평소 등산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더니 비 오는 날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관광객이 왔다는 소식이 산골까지 전해진 것일까, 느지막이 자리를 펴는 상인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협곡 사이로 운무
협곡 사이로 운무가 드리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30분 정도 걸으니 '일선천(一线天)'이 나타났다. 비좁은 절벽 틈새로 걸어 들어가면 하늘이 한 줄기 빛으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선천을 통과하자 곧바로 은시대협곡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절벽화랑'이다. 해발 1,700m에 설치된 500m 남짓한 잔도(棧道)로 벼랑 끝을 걷는 듯한 아찔함과 발아래로 펼쳐진 그림 같은 절경이 백미다. 흐린 날씨 때문에 기대했던 풍광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을 넘는 무언가가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절벽과 사람의 실루엣, 그리고 운무가 그려낸 모노톤의 사진이 한편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때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얻는 여운이 크다.

	수직절리 일주향
멀리 홀로 아찔하게 서 있는 수직절리 일주향의 모습
1시간 정도를 더 걷다가 '일주향(一炷香)'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대협곡의 진풍경을 맛보았다. 홀로 아찔하게 서 있는 수직절리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짙게 드리워 시야를 가리던 운무가 걷히면서 트레킹 코스 위로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협곡이 자태를 드러냈다. 그 기세가 어찌나 드세던지 맹수를 만난 초식동물처럼 옴짝달싹 못 하고 시야를 빼앗겼다. 여기저기서 연신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대자연의 비밀이라도 엿본 양 하산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제야 긴장이 풀리며 젖은 몸의 축축한 기운이 올라온다.
	절벽·사람·운무(雲霧)가 만든 몽환적 풍경… 기이하면서 웅장한 산세
☞ 은시대협곡 여행수첩
은시대협곡은 청강대협곡의 한 부분으로 전체길이가 108km 길이에 달한다. 이중 관광지로 개발된 구간은 10km, 앞으로 점차 구간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트레킹 구간은 크게 지상 구간인 칠성채(七星寨)와 지하 구간인 운룡하지봉(云龙河之峰)으로 나뉜다. 운무가 드리운 신비로운 산세를 감상하려면 먼저 칠성채부터 걷기를 추천한다. 운룡하지봉은 지표면 75m 아래 지하 협곡을 탐험하는 1.5km 코스로 계단이 다소 가파른 편이라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주의를 필요로 한다.

● 환율 : 1CNY(중국 위안)=약 176원(2013.10.11 기준)

● 항공 : 부산-중국 무한을 오가는 에어부산 특별전세기가 운항중이다. 10/3, 8,  13, 18, 23, 28, 11/2 출발. 비행시간은 약 2시간 30분 가량 소요.

● 여행상품 : 중국 무한·의창·은시 지역 관광을 묶은 패키지 상품이 나와 있다. 5박 7일 일정(79만9000원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http://www.goddagzi.com, (02)6925-2569

중국에 설악산 공룡릉? 泰山에 '한국길'

만약 눈을 가린 채로 이곳으로 순간이동 하여 어디냐고 묻는다면, 한국의 등산 마니아들은 십중팔구 "설악산 공룡릉!" 아니면 "도봉산 포대능선!"하고 외칠 것이다. 여기는 중국 태산(泰山·1532m) '한국길'의 칼바위 능선. 두툼한 버섯, 쌀자루를 머리에 인 노모(老母), 혹은 으르렁거리는 표범 모양 등 조물주가 기교를 다해 빚은 크고 작은 기암(奇岩)들의 종합전시장 같다.

설악산이나 북한산의 기암 능선을 하도 보아 심드렁해진 등산꾼들이 칼바위 기암 풍경에 너나없이 환호한다. 나름 오랜 경력의 등산꾼에게도 이곳 칼바위능선 기암군은 종종 헛발을 디디게 할 정도로 감탄스럽다. 암봉들은 암회색이 아니라 불그스레한 '젊은 기운'이 감돈다.

칼바위능선은 중국 태산에 새로이 개설된 '한국길'의 핵심 경관부다. 태산은 중국 5악 중 동악(東岳)으로 중국인들이 대대로 신성시해왔고, 기원전 219년 진시황제를 비롯해 중국의 역대 많은 제왕이 하늘의 뜻을 받드는 봉선(封禪) 의식을 행했던 명산. 천 년 고찰과 사당, 비석 등이 발에 챌 만큼 많고 경관도 아름답다. 이 때문에 1987년 유네스코 복합유산, 즉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으로 동시에 지정됐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이 태산에 한국인 등산객들을 위한 '한국길'이 만들어진 것.


	중국 태산(泰山)에 한국 등산 마니아들을 위해 만든 ‘한국길’ 코스를 찾은 등산객들이 산을 타고 있다.
중국 태산(泰山)에 한국 등산 마니아들을 위해 만든 ‘한국길’ 코스를 찾은 등산객들이 산을 타고 있다. / 월간 山 제공
중국인들에게 태산은 성산(聖山)이라 그동안 매년 500만명이 넘게 찾았지만 한국인들에겐 별로 인기가 없었다. 정상 주 등산로가 무려 7400여개에 달하는 계단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길'은 계단은 거의 밟지 않고 숲과 바위지대로만 이어지는 한편, 절경 칼바위 능선을 끼고 있는 등 한국의 등산 동호인들 구미에 맞는 요소로 구성돼 있다. 태산 관광 당국은 한국인 등산객들을 위해 한국어 안내 팻말을 세우고 위험한 곳에는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한국길'은 복잡한 중앙계단길의 인파를 피하는 한편 절경 암봉과 암릉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정상 동쪽 지역에 만들어졌다. 현재 정상의 제단 옥황정~칼바위~직구 저수지 코스가 열려 있다. 등산객은 케이블카를 타고 옥황정으로 올랐다가 칼바위 경관을 즐기며 직구저수지 쪽으로 하산한다. 칼바위능선을 지나서도 앞이 탁 트이고 걷는 재미가 남다른 바위지대가 길게 이어진다.

태산 관광 당국은 월간 山, 산악투어와 함께 10월 10일 한국길 개통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케이블카 이용 등에서 특전이 제공된다. 태산 여행은 위동페리를 이용한 4박5일, 항공기편을 이용한 2박3일 두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산악투어는 개통식 행사(10월 10일) 참가를 원하는 동호인들을 위해 10월 8~12일 4박5일 특별 패키지상품을 선보였다. 비용 40만원 안팎. 문의 산악투어, (02)730-0022.

네이멍구 自治區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초원과 사막을 낙타와 말 타고 누비는 곳 
밤엔 곧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곳 
여름에도 습도 낮고 20도 안팎 
10시간 걸리던 여행지 올 여름엔 2시간 30분 직항 생겨


	네이멍구 자치구 위치
6월. 어느새 짧은 봄이 가고 성큼 여름이 왔다. 낮기온이 섭씨 30도를 넘긴 건 이미 지난달이다. 이젠 본격적으로 여름을 준비해야 할 때다.

여름준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피서지 선정이다. 올해는 어느 곳에서 무더위를 식힐까. 사람에 치이며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해수욕장이나 놀이공원은 피하고 싶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하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스페이스는 없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초원을 낙타와 말을 타고 누비고, 밤이면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의 향연을 만끽하며 잠이 들 수 있는 곳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 중국 네이멍구자치구다.

중국 전체 면적의 11.9%나 차지하는 네이멍구자치구엔 초원과 함께 사막이 있다. 초원은 봐줄만 하지만 사막? 여름 여행지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네이멍구자치구는 한여름인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도 평균기온이 20도 안팎에 불과하다. 또 습도가 낮아 찌는듯한 무더위를 잊을 수 있다. 다만 일교차가 심해 계절에 관계없이 따뜻한 겉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낙타를 타고 광활한 사막을 건너는 경험은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다. 바다가 아닌 곳에서 보내는 특별한 여름 바캉스다
낙타를 타고 광활한 사막을 건너는 경험은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다. 바다가 아닌 곳에서 보내는 특별한 여름 바캉스다. / 롯데관광 제공
네이멍구자치구는 사실 여행 매니아들에겐 어느 정도 알려진 여행지다. 그런데 인천공항과 연결되는 직항로가 없어 베이징을 거쳐 육로로 이동하려면 총 10시간 정도 걸린다. 특히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7시간 정도 걸리는 육로 이동은 여행의 피곤함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올 여름엔 경유편을 이용하지 않고 네이멍구자치구의 성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까지 2시간 30분만에 닿을 수 있는 전세기 관광 상품이 출시돼 눈길을 모은다. 롯데관광(02-2075-3002)이 마련한 이 상품은 7월22일부터 8월18일까지 총 9차례 진행되는데 이달 14일까지 예약하는 모든 고객은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네이멍구자치구의 정치, 경제, 교통의 중심지 후허하오터는 인구 260만명의 제법 큰 도시로 몽골어로 '푸른 도시'라는 뜻이다. 매년 세계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만큼 쉐라톤호텔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도 들어와 있다.

후허하오터시에는 몽골어로 큰 사원이라는 뜻의 대소사(大召寺)를 비롯해 왕소군묘, 오탑사, 진시황직도, 마지진고성 등 유적이 있다. 16세기에건립된 대소사에는 은으로 된 석가모니 불상이 모셔져 있어 '은불사(銀佛寺)'라고도 불린다.

시내에서 북쪽으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가면 끝없이 펼쳐진 내몽고 초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 몽고 씨름을 비롯해 경마와 활쏘기 등을 구경할 수 있으며 승마 체험도 가능하다. 몽골족의 이동식 가옥인 게르에서 묵으며 양고기를 몽골식으로 요리한 '양 바비큐'를 즐긴다. 해가 지고 어둠이 짙어지면 머리위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별을 감상한다. 대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내에서 서쪽으로 3시간 가량 이동하면 사막이 나타난다. 쿠부치 사막 끝자락에 위치한 향사막이다. 이곳에선 도심에서 보기 힘든 사막의 장관과 규모에 놀라게 된다. 일일 입장권으로 리프트와 낙타, 꼬마열차와 모래썰매, 군용차를 개조해 만든 서핑 카 등 여러가지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6일짜리 일정에는 중국 3대 석굴의 하나로 불리우는 대동의 운강석굴을 만날 수 있다. 운강석굴은 동서 길이가 약 1㎞, 석굴의 총 수가 42개로 중국내에서 가장 큰 석굴로 유명하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의 고대 문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 불상의 소박함과 말기 불상의 세련된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굽타양식 등 다양한 기법으로 조각된 운강석굴만의 특이한 형태는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


	빙하 유람선을 타고 작은 유빙(流氷) 덩어리를 만져보
빙하 유람선을 타고 작은 유빙(流氷) 덩어리를 만져보 는 관광객. / 한진관광 제공
초원과 사막이 싫다면 여름에 즐기는 빙하여행을 추천한다. 한진관광(02-726-5805)은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알래스카 빙하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알래스카는 7, 8월 평균기온이 섭씨 16도 안팎으로 시원하다. 게다가 백야(白夜)가 시작돼 일조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좀 더 오랜 시간 알래스카를 관광할 수 있다. 한진관광 여행패키지는 크게 발데즈 코스와 알리에스카 코스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발데즈 코스는 유람선을 타고 1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콜럼비아 빙하와 알래스카의 스위스라고 불리우는 발데즈항을 돌아보는 코스다. 또 알리에스카 코스는 빙하를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으며 알래스카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알래스카 레일로드 탑승과 스워드 엑시트 육지 빙하까지 일정에 포함된다.


난징(南京): 천혜의 입지와 다양한 명승고적

대륙의 역사가 기록된 땅, 중국 난징

장쑤성(江蘇省)의 성도 난징(南京)은 풍요로운 양쯔강 하류 평원에 자리하고 있다.
명나라 태조 홍무제(洪武帝) 주원장(朱元璋)이 도읍으로 삼았던 도시이고,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孫文)이 중화민국의 임시정부를 설치했던 도시다. 이 외에도 여러 왕조의 도읍지였던 도시답게 고색창연한 멋이 가득하다.

난징은 그러나 화려한 이력 이면에 난징조약, 난징대학살과 같은 역사의 큰 아픔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새겨진 역사의 다양한 흔적들은 난징 곳곳에 많은 명승고적을 남겼고, 그 앞에 마주 선 여행자들에게 소리 없이 많은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친화이허
친화이허
천혜의 입지와 다양한 명승고적, 역사의 거인들을 따라 걷는 여행
중국 동남 연해에 자리한 장쑤성은 중국에서 가장 긴 양쯔강(揚子江)을 비롯해 바다를 방불케 할 만큼 드넓은 호수 타이호(太湖) 등 하천과 호수가 곳곳에 많아 ‘물의 고장’이라고도 불린다. 삼국시대에는 남방의 강대국이었던 오(吳)나라가 다스리던 지역이었고, 근대에 들어서는 중국 국민당의 중요한 정치적 거점이었던 도시다.

중국 내 다른 성(省)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풍부한 수량과 비옥한 평야 덕에 농경이 잘 이루어졌고, 양쯔강에서 바다로 향하는 관문으로서의 지리적 이점도 지녀 경제 또한 일찍이 발달했다.

이러한 장쑤성의 중심이 난징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에는 금릉읍(金陵邑)이라 불렸으나 삼국시대 들어 오나라의 손권(孫權)이 건업(建業)이라고 개칭했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초기에는 응천부(應天府)라 부르다가 후에 난징으로 명칭을 바꾸었고, 이때의 도시 이름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위화타이
위화타이
난징은 그 일대 학문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난징대학(南京大學)을 비롯한 고등 교육기관과 과학원분원(科學院分院) 등의 연구기관 그리고 쯔진산천문대, 난징박물관과 도서관 등 각종 학술기관이 이곳 난징에 모여 있다.

산천으로 둘러싸인 도시답게 난징은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북쪽에 무푸산(幕府山), 우룽산(烏龍山), 동쪽에 쯔진산(紫金山), 남쪽에 위화타이(雨花臺), 서쪽에 칭량산(淸凉山), 스쯔산(獅子山) 등이 있고, 시내 남쪽으로는 도시의 운치를 더하는 친화이허(秦淮河)가 흐른다.


	명효릉
명효릉
난징 제일의 명소, 중산릉
쯔진산 남쪽 기슭에 있는 중산릉(中山陵)은 난징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유적 중 하나다. 중국 공화제를 창시한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의 묘역이다. 그의 호를 붙여 중산릉이라 이름했다. 1926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만들어진 중산릉은 한 위인의 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장쑤성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삼림공원이기도 하다. 중산릉이 연일 방문객들로 붐비는 이유다. 묘당으로 향하는 392개의 계단은 쑨원 서거 당시 약 3억 9천200만명이던 중국 국민의 추모하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중산릉 서쪽에는 현재 난징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 받는 명효릉(明孝陵)이 있다. 명나라의 태조 홍무제와 황후 마씨(馬氏)의 무덤이다. 건국 초기부터 10만명의 인부를 동원, 30여 년에 걸친 공사를 통해 조성했다. 공사는 그 규모가 워낙 커서 황실에 재정적 파탄을 불러올 정도였다고 한다. 건립 당시에는 능 둘레가 32킬로미터에 달했으나 태평천국의 난을 거치면서 소실되어 현재는 그 일부만을 볼 수 있다.

약 800미터 정도 되는 참배로 주변에는 석인(石人) 4쌍과 사자, 낙타, 코끼리 그리고 말 모양의 석수(石獸)가 종류별로 네 마리씩 자리 잡고 있다. 석수 중 두 마리는 서 있고, 나머지 두 마리는 앉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는 하루 2교대로 황릉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중산릉 동쪽으로는 영곡사(靈谷寺)가 있다. 원래 이름은 카이산사(開善寺)였다. 지금의 명효릉 자리에 있었으나 명효릉이 건립되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고, 이름도 변경됐다. 영곡사 주변은 산세가 수려해 풍광이 아름답다.

이곳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무량전과 영곡탑(靈穀塔)으로, 무량전은 중국에 현존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영곡탑은 중산릉의 주요한 공정을 마친 후 영곡사 뒤편에 세운 개혁기념탑이다. 탑 내부의 계단을 이용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고, 탑 정상에 오르면 주변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부자묘
부자묘
쉬안우호 공원에서 쉬어가기
쉬안우호(玄武湖) 공원은 시의 동북부에 위치한 호수공원이다. 송(宋)나라 때 호수에서 검은 용이 발견됐다는 전설이 있어 쉬안우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진나라 때부터 송, 명대에 거쳐 수군의 훈련장소로 쓰였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호수다.

호수 안에는 환저우(環洲), 량저우(梁洲), 잉저우(櫻洲), 추이저우(翠洲), 링저우(菱洲) 등 5개의 작은 섬이 있어, 예전에는 오주공원(五洲公園)이라 불리기도 했다. 각각의 섬은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사계절 푸른 호수, 주변의 초목과 꽃들 그리고 공원 안에 잘 갖춰진 편의시설 덕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다.

난징의 명소에서 부자묘(夫子廟)와 첨원(瞻園)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부자묘는 고대에 공자(孔子)제를 지내던 장소로 과거에는 공자를 공부자(孔夫子)라 불렀기에 이 묘를 부자묘라고 한다. 친화이허 북안에 위치한 부자묘는 송(宋)대에 처음 지어졌고 이후 확장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첨원은 난징에서 제일 오래된 원림이다. ‘금릉 제1원’이라 불리는 첨원의 역사는 6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동, 서 두 개의 풍경구로 나뉘어 동부는 정원건축을 중심으로 정자와 누각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고, 서부는 산과 물을 중심으로 뛰어난 조산 예술을 보여준다.


	첨원
첨원
동양의 베니스 ‘쑤저우’도 함께
난징을 여행할 때,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쑤저우(蘇州)도 함께 여행하면 좋다. 중국에선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 즉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쑤저우는 항저우와 더불어 중국 내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다.

송나라 때에 크게 번성한 쑤저우는 비단의 생산지로도 명성이 자자했고, 송대의 탑이 가장 많이 남겨진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자랑은 정원이다. 쑤저우의 정원은 섬세하고 정교해 중국 남방 정원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200곳에 달하는 정원 중 송대의 창랑정(滄浪亭), 원대의 사자림(獅子林), 명대의 졸정원(拙政園)과 유원(留園)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중 졸정원과 유원은 중국의 4대 명원(名園)에 속하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중국의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쑤저우 윈옌사탑(蘇州 雲岩寺塔)도 최고의 유적으로 꼽힌다. 송나라 때 지어진 탑 중 가장 오래되고 큰 탑이다. 호구탑(虎丘塔)이라고도 불리는 이 탑은 보기 드문 조형미와 정교한 구조, 뛰어난 장식을 특징으로 한다. 송대 시인 소동파는 ‘쑤저우에 와서 호구탑을 보지 않는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다.


	쑤저우 산탕제
쑤저우 산탕제
○ 여행 TIP
주요 축제 일정

■ 제5회 모처우호(莫愁湖) 연꽃문화예술제
• 기간 : 6. 8 ~ 9. 8

■ 난징농업카니발
• 기간 : 9월 중 / 장소 : 바이마(白馬)공원

■ 중국난징우화석예술제
• 기간 : 9월 중 / 장소 : 위화타이(雨花台) 풍경구

■ 중국난징양쯔강국제관광절
• 기간 : 9월 중 / 장소 : 난징(南京) 지구

·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 자료협조 :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www.visitchina.or.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