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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0일 목요일

독일 종교개혁 500년 여행


독일 종교개혁 500년 여행

‘독일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고(古)도시 밤베르크 레그니츠강가에 수상 가옥들이 줄지어 있다. 이 집들은 중세에 어부들이 살던 집으로 집 밖으로 나오면 강과 바로 연결된다. / 안석배 기자
우리나라로 치면 읍(邑) 정도의 크기일까? 작은 도시에 500~600년 된 중세의 집과 현대식 빌딩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유와 사색, 평온의 시간. 혼자 길을 걷다 보면 관광지에 왔다기보다 치유의 길을 걷는다는 감상에 젖는다.

독일은 예술과 철학의 나라. 중세의 골목길을 따라 걷고,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의 생애를 따라가는 ‘시간 여행’을 떠났다. 벌써 추위가 느껴지는 독일 날씨, 오후 4시면 어둑어둑해지는데 무슨 여행이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독일 ‘고도(古都) 여행’은 늦가을이 제격일 것 같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밤베르크(Bamberg)와 작센안할트 주의 퀘들린부르크(Quedlinburg), 그리고 ‘루터의 도시’ 아이스레벤(Eisleben), 비텐베르크(Wittenberg).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4곳은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 쉬고, 골목을 빠져나와 다른 골목에 들어가면 수백년 시간이 교차한다.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구석구석이 아름답다.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가 태어난 독일의 소도시 아이스레벤 시청 앞 루터 동상. / 안석배 기자
◇천 년 고도(古都) 시간여행'독일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밤베르크는 인구 7만의 작은 도시다. 11세기 신성로마제국 하인리히 2세에 의해 교구가 설치된 '천 년의 고도' 밤베르크는 2차 세계대전 때 포격을 많이 받지 않아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도시에 2400여 채의 중세 건물이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를 가르는 레그니츠강 위 수상 가옥들을 만난다. 집 앞으로는 강 위를 떠도는 곤돌라와 요트들. 마치 동화책 그림이 현실로 빠져나온 듯하다. 이곳 수상 집들은 중세에 어부들이 살던 곳으로 집 밖으로 나오면 강과 바로 연결이 되도록 만들었다.

밤베르크에는 옛 시청 건물, 수도원, 성 베드로와 게오르크 대성당, 장미 정원 등 둘러볼 곳이 많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은 다리 위에 세워진 옛 시청건물. 14세기 설립된 후 여러 차례 증축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도보로 한나절이면 주요 관광지를 볼 수 있다.

작센안할트 주에 있는 퀘들린부르크에서는 골목 여행이 압권이다. 광장에서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옮겨온 듯하다. 도시 곳곳에 나무로 집의 틀을 새운 목골 가옥(Timber framed house) 1300여 채가 보존돼 있다. 좌우로 기울어지고 비틀어진 목골 건물에서 세월의 향기가 느껴진다. 인구 3만여 명의 소도시. 2차 세계대전 때 피해를 많이 보지 않아 과거가 잘 보존돼 있고, 그 덕에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미로 같은 골목 안을 들어설 때마다 탄성을 자아내는 여행객들을 만난다.

◇루터의 도시종교개혁가 마틴 루터(1483~1546)가 태어나고 숨을 거둔 아이스레벤과, 그가 종교개혁을 주도한 비텐베르크는 독일 작센 안할트주에 있다. 두 도시 모두 구동독지역으로,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인구 2만5000명의 아이스레벤에서는 루터 생가와 루터가 세례받은 성베드로와 바울교회, 그가 마지막 설교를 했던 교회 등이 있다. 아이스레벤은 루터가 태어날 당시에는 광산도시였다. 루터 생가에는 15세기 광산에서 어린이들이 구리를 캐는 장면 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실이 있다. 루터 생가 옆 시청광장에 루터 동상이 서 있다.
중세시대 목조 건물이 잘 보존돼 있는 퀘들린부르크 골목길. / 안석배 기자
아이스레벤에서 승용차로 2시간 정도 달리면 루터가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종교개혁을 주창한 비텐베르크에 닿는다. 지금은 인구 4만5000여 명의 작은 도시지만 루터가 활동했던 15세기에는 대학과 예술의 도시였다. 도시 곳곳에 루터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그가 비텐베르크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가족과 함께 살았던 루터하우스, 면죄부 판매의 부당함을 비판한 반박문을 발표한 성교회(Castle Church), 루터가 최초로 독일어 미사를 올린 성마리아 교회…. 어둑어둑한 저녁 교회 종소리가 들으며 거리를 걷다 보면 500년 전 교회의 타락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종교개혁을 주창한 루터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두 도시에서 2017년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많이 만나게 된다. 2017년은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교회에서 면죄부 발행에 반대하면 95개 반박문을 발표한 지 500년이 되는 해이다.
여행 수첩
독일 밤베르크는 뮌헨과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속철도 ICE로 연결된다. 인천공항에서 루프트한자(www. lufthansa.com) 등 직항편으로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로 가서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
퀘들린부르크는 베를린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으며, 루터의 도시 아이스레벤과 비텐베르크 역시 베를린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베를린까지 인천공항에서 직항이 없으며 뮌헨·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야 한다. 뮌헨·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까지는 비행기로 50분 정도 걸린다.
●독일관광청: www.germany.travel 02-773-6430
BambergBamberg

Bamberg

Bamberg



Quedlinburg









Eisleben








Witt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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