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시험관 햄버거

일본사람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다음으로 말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이 말고기의 일본말 애칭이 바로 ‘사쿠라’라고 한다. 
말고기의 선홍색 빛깔이 벗꽃과 닮은데다, 맛 또한 소고기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말고기가 쇠고기 행세를 하듯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의 경우에도 양다리를 걸치고 이쪽 저쪽 눈치를 보는 사람들을 빗대어 ‘사쿠라’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그 의미는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최근 네델란드의 한 대학 연구진이 만든 인조고기로 햄버거를 만들어 오는 10월부터 이를 상품화 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햄버거에도 가짜 고기를 넣은 사쿠라 햄버거가 등장한다는 말 같다. 

특히 이들 연구진이 만든 인조고기는 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진짜 고기와 같은 질감과 맛을 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하니 출시 후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짜가 진짜일 수 없듯이 인조고기가 실제고기 행세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유전자 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이 인조고기 또한 유전자 조작 식품일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알레르기, 독소발생, 항생물질에 대한 내성 등 인체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식품들은 조작된 유전자를 삽입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기에 인체에 알레르기를 유발 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독성이 발견될 수 도 있다. 또한 이런 식품들은 항생제에 내성이 강한 유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유전자를 양산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998년 영국 로이트 연구소에서 유전자 조작 감자를 10일 동안 쥐에게 섭취케 했는데, 그 결과 쥐의 신장, 간, 쓸개, 심장, 창자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뇌의 크기가 줄어들고 면역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1999년 초 유럽 13개국 과학자 22명이 재 실험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니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조고기를 사용한 햄버거의 상업화는 곧 인간이 유전자 조작식품에 의해 지배당하는 날이 왔다는 슬픈 현실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아틀란타 한국일보     조미정 부사장      02-28-2012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