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주성하기자(탈북기자 ) 2011/12/23 12:15 pm 김정일이 사망한 뒤 각 언론사의 뉴스 보도들을 모두 체크하고 있습니다 . 아래 소개한 글은 손광주 데일리 NK 통일전략연구소 소장이 북한전문뉴스사이트 ‘데일리 NK’ (원문 출처 : http://www.dailynk.com/korean/read.php?num=93515&cataId=nk01400)에 기고한 글입니다 . 저는 이 칼럼은 김정일 사망 이후 모든 언론 분석을 통틀어 찾을 수 없는 독보적인 명칼럼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 물론 저의 상황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 손 소장은 김정일 분석에 있어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 이런 전문가들이 초야에 묻혀 있고 뜨내기들이 득세해 대북정책을 농단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 --------------------------------------------- 김정은 체제의 미래와 한반도 운명에 부쳐 [손광주 대북전략 칼럼 ] 이제는 ‘개입과 확장’으로 가야한다 김정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김정일 사망 후 여러 각도에서 북한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겠지만 핵심문제는 향후 ‘김정은의 운명’이다 . 왜 ?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을 이어받은 ‘수령의 후계자’이다 . 당총비서 , 국방위원장 , 최고사령관의 후계자가 아니라 수령의 후계자이다 . 수령은 영도자이다 . 그래서 ‘영도자 김정은’은 인민군 대장 자격으로도 , 당중앙군사위 명령서로도 통치가 가능하다 . 김정일도 김일성 사망후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북한을 통치했다 . 수령의 자격 (후계자 )이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미국과는 물론 다르고 중국과도 한참 다른 이 개념을 이해해야 김정은의 운명 , 북한체제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다 . 당직 (당총비서 ), 국가직 (국방위원장 ), 군사직 (최고사령관 )은 북한을 통치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 북한을 통치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당과 인민의 영도자 (지도자 )이다 . 따라서 먼저 ‘수령의 후계자’가 되어 북한의 당과 인민을 ‘영도하는 지위’를 갖는 것이 배타적으로 중요하다 .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이 당총비서직이다 . 당총비서직은 당과 인민에 대한 영도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로 (수단 )이다 . 국가직 (국방위원장 )은 좀 심하게 말하면 물려받지 않아도 그만이고 , 한참 있다가 물려받아도 북한을 통치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다 . 많은 ‘전문가’들이 아직도 이 부분을 모르거나 적어도 혼동하고 북한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 당총비서직은 개정 당규약 21조에 따라 김정은이 추대될 것이다 . 또 22조에 따라 군사분야의 전반적인 문제를 지도하는 당중앙군사위위원장직은 당총비서가 갖는 ‘당연직’이다 . 많은 언론들이 앞으로 ‘김정은이 어떤 지위를 차지할 것이며 , 권력 승계가 어떻게 될 것이냐 ?’에 관심을 갖고 있다 . 결론부터 말하면 , 앞으로 김정은의 권력승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다만 승계를 하면서 북한당국이 어떤 종류의 선전을 할 것이며 , 어떤 행사를 통해 승계할 것이냐만 관심거리일 뿐이다 . 언론은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될 것이냐 , 안 될 것이냐의 문제에서 떠나야만 비로소 속칭 ‘야마’를 바로 잡게 된다 . 언론은 사안의 핵심 초점 (焦點 )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올바른 보도를 할 수 있고 , 그것이 정론이 된다 . 그렇게 해야 대한민국의 앞날과 북한의 미래 , 한반도의 미래를 향해 올바른 여론형성을 할 수 있다 . ‘멍청한 언론 , 투미한 언론’으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 .(요즘 영향력 있는 언론사가 종편에 올인하는 바람에 이 문제가 한국사회의 바른 여론 형성에 간접 영항을 미치고 있다 . 유능한 기자들의 능력이 분산되고 ,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다 .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언론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이는 일종의 사회적 재난이 된다 ).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와 관련하여 앞으로 초미의 관심거리는 당 조직비서 (조직지도부장 ) 자리다 . 김정일의 후계자 시절이 바로 ‘조직비서 시절’이다 . 김정일은 조직비서 자리를 통해 김일성을 이어 당과 인민의 지도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 김정일이 당총비서가 된 다음에는 조직비서 자리가 아직도 공석이다 . 말하자면 김정일이 겸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하지만 지금 김정은은 ‘영도자’이기 때문에 조직비서가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총비서로 바로 가야 한다 . 그래서 조직비서 자리를 비워두느냐 , 아니면 채우느냐 , 누구를 채우느냐 , 어느 시기에 채우느냐 , 이것이 관심이다 . 이것이 파악되어야 북한 권력의 실세와 권력 판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정은의 권력승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 가장 중차대한 문제는 무엇인가 ? 그것은 ‘김정은의 영도력’이다 . 이것이 의문이다 . 김정은의 영도력에 북한의 미래와 2400만 인민의 운명이 걸려 있다 . 이 문제에 향후 대한민국 대북정책의 좌표가 걸려 있으며 , 한반도의 미래가 걸려 있다 . 미국과 중국이 아무리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희망’한다 하더라도 북한 내부에서 발생할 문제까지는 ‘관리’할 수가 없다 . 모든 문제는 자기 내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은 조금만 역사인식을 가져도 알 수 있다 . 수학으로 치면 방정식 , 인수분해에 해당한다 . 중국이 아무리 김정은 체제의 붕괴를 막고 싶어도 북한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수많은 모순들의 폭발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 그리고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아무리 커진다 해도 김정은의 새 지도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을까 ? 이에 대해 김정일이 직접 한 말이 있다 . “미제 (美帝 ) 간첩 열 마리보다 내부에 스며든 소련 개 (스파이 ), 중국 개 한 마리가 더 위험하다” . (참 , 김정일스러운 표현이다 .) 따라서 중국이 북한에 미칠 영향력은 한정된 경제분야이며 , 주로 북한의 대미 (對美 ) 대한 (對韓 )방패역을 하면서 외교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사상 · 정치 분야에서 간섭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 그리고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의 노선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 . 이 때문에 다 떨어진 주체의 깃발과 선군사상을 이어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 2012년 신년공동사설은 온통 “김일성 , 김정일 그리고 위대한 김정은 영도자를 전당 전군 전국이 무조건 결사옹위하자”는 내용으로 도배를 할 것이다 . 그래서 “앞으로 김정은 체제는 내부에 친중파가 생겨서 이들이 북한 새 지도부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있다”운운하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 현 시기 김정일 사망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 1948년 한반도 북쪽 지역에 김일성 정권이 수립된 후 63년간 지속된 계급독재·수령독재 체제가 김정일의 사망으로 곧 종언을 고할 것임이 분명해졌다 . ‘김정은 체제가 지속가능한가 , 아닌가’를 묻는 사람은 북한의 기아 (飢餓 )문제를 따지기 전에 자신의 ‘역사인식의 기아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김정은의 권력은 더이상 수령주의가 가능하지 않다 . ‘어버이 수령 김일성’과 (수령의 후계자 )’김정일 장군님’으로 북한의 전체주의 수령체제는 현실에서 끝났다 .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의 후계자인 ‘영도자’로 표현은 되었지만 , 그가 ‘영도’할 수 있는 대상이 이제 별로 없다 . 영도를 하려면 수령 -당 -인민대중의 수직체계가 유지되어야 무슨 ‘거느리고 이끌어 갈 (領導 )’ 게 아닌가 ? 김정은이 영도할 인민대중은 시장에 가있다 . 지금 북한은 함경도 양강도 자강도 평안북도 주민들은 거의 시장을 매개로 하여 먹고살고 있다 . 주민들의 머리 속에는 자신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는 ‘어머니 당’ ‘어버이 수령’의 존재는 벌써 사라지고 흔적도 없다 . 이제 김정은은 평양에 사는 일부 특권층을 ‘영도’할 수 있을 뿐이다 . 이 특권층도 김정은과 이해관계로 묶여 있을 뿐 사상적 동지로 묶인 것은 없다 . 지도자와 동지 관계가 아니라 , 거래관계일 뿐이다 . 물론 이들마저 모두 사라질 가능성은 없지만 , 만약 이들도 사라지고 나면 김정은이 영도할 사람들은 없어진다 . 사람들이 다 없어지고 개 , 소 , 닭 등등이 남게 되면 이들을 영도해봤자 김정은은 영도자가 아니라 ‘축산업자’가 된다 . 물론 김정일도 인민대중을 제대로 영도하지 못했다 . 그래서 인민대중을 상대로 한편으론 거짓 프로파간다를 하면서 , 한편으론 극심하게 두들겨패면서 ‘영도’했다 . 김정일의 죽음도 인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열차 안에서 죽은 것처럼 프로파간다를 했다 . 너무나 빤한 일인데 , 이런 낡고 오래된 구공산주의 프로파간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언론과 ‘지식인’ (遲識人 아는 것이 늦는 사람들 )이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 주민들은 김일성 사망후 17년을 생사를 넘나드는 악조건 속에서 기어코 살아남아 이제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 모든 가치 있는 것이 그러하듯이 , 사람들은 고생하며 스스로 성취한 것을 결코 버리려 하지 않는다 . 따라서 김정은이 ‘영도자’가 되려면 1)시장과의 전쟁에서 이겨서 수령 -당 -대중의 수직 영도체계를 복원하든가 2)자신이 시장으로 옮겨가서 영도하든가 ,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 김정은이 1)을 하려면 나라의 문을 잠그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 숙청하고 , 두들겨패야 한다 . 2)를 하려면 개혁개방 지도부를 만들고 개혁개방 마스터플랜을 제대로 만들어서 모든 돌다리를 하나하나 두드리면서 건너야 한다 . 물론 2400만 인민들이 모두가 하나같이 김정은의 영도를 따라주어야 한다 . 하지만 지금 김정은은 둘 다 불가능하다 . 1)을 하자니 나라의 문을 다 잠그고 사람들을 다 죽일 수도 없고 , 2)를 하자니 지금의 인민들은 김정은을 무조건 따라가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졌다 . 그래서 김정은 체제는 형식과 내용에서 오래갈 수가 없게 되어 있다 .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 여기에 앞으로 권력 내부에서 터져 나올 문제 , 시장화 진행에서 불거질 군 (軍 )의 불만과 내부 갈등 , 쌓이고 쌓인 인민들의 불만 등이 ‘스물 여덟살의 영도자 김정은’을 포위하고 있다 . 그래서 앞으로 필자의 칼럼에서는 주로 ‘김정은의 운명과 한반도의 미래’를 다루게 될 것이다 . 물론 그 목적은 대한민국의 대북전략을 올바로 세우고 올바른 여론형성을 하기 위해서이다 . 13년 전 김대중 정부는 “지금 북한의 상황은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 우리가 도와주면 북한은 개혁개방으로 나갈 수 있다”고 진단하고 햇볕정책을 추진했다 . 당시 이 어설픈 진단과 시기상조의 판단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았다 . 햇볕정책이 가져다 준 후유증이 지금은 북한보다 남한에 더많이 남아 있게 되었다 . 이명박 정부가 이전의 한반도 분단관리와 평화공존 대북정책에서 지난해 8.15를 기해 평화통일로 조정한 것은 비록 늦었지만 옳은 방향이다 . 앞으로 대한민국 대북전략의 큰 노선은 ‘개입 (engagement)’과 ‘확장 (enlargement)’이 되어야 한다 . ‘개입’과 ‘확장’의 카테고리는 1)정보 2)경제 (시장 ) 3)정치 4)군사이다 .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칼럼부터 다룬다 . 김정일의 사망은 시간적 , 공간적 의미가 매우 깊고도 크다 . 지난 60여년간 묶여 있던 한반도의 질곡을 풀고 , 한반도의 진보 , 아시아 공동체의 진보 , 그리고 세계시민의 자유 , 민주주의 , 평화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는 중요한 걸림돌 하나가 제거되었다 . 다만 사람들의 눈에 이것의 중요성이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 그런데 , 이명박 정부에게 반드시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데일리엔케이는 본격적으로 ‘김정일 이후’를 준비하라고 수차례 권유했고 그 방향도 제시하였다 . 그런데 어제 조선일보에 “정부 , 남북관계 완전히 새로 짤 기회”라는 기사가 나왔다 . 남북관게 새로 짤 기회라니 ? 김정일이 1차 스트로크로 쓰러진 지 3년이 넘었는데 , 아직 정부는 ‘김정일 이후 대한민국 대북전략’ 플랜을 안 짜놓았다는 말인가 ? 국민들은 김정일이 사망하면 정부가 당연히 이후 프로그램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 기자들이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되느냐 ?”고 물으면 , 정부는 “우리는 오래 전부터 김정일 이후 프로그램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하면 된다”고 할 줄 알았다 . 그래서 일정 기간 지나 북한이 진정되면 ‘김정일 이후’ 플랜을 진행할 것이라는 답변이 ‘당연히’ 나올 줄 알았다 . 그런데 남북관계 완전히 새로 짠다니 ?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린가 ? 정부가 그동안 김정일 이후 대비가 전혀 없었다는 말이 아닌가 ? 이러고도 공무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고 자식 공부시키고… 도대체 국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는가 ? 우리는 왜 맨날 임진왜란 때처럼 관군 (官軍 )은 어디가고 의병 (義兵 )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하나 ? 북한인권운동하는 젊디젊은 청춘들이 추운날 거리로 나서고 밤새워 일을 하는데 , 우리 정부와 국회는 북한문제 하나 제대로 못다루는가 ? 왜 다른 나라들이 다하는 북한인권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는가 ? 이러고도 대한민국이 과연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 정말 버리고 또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참담한 연말이다 . 손광주 1957년생 -(現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데일리 NK 통일전략연구소 소장 -(前 )데일리 NK 편집인 /편집국장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이념연구센터장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황장엽 이사장 연구비서 ) 동아일보 신동아 , 뉴스 +부 기자 -고려대 문과대 졸업 -저서 : <김정일 리포트 > <다큐멘터리 김정일 ><決定版 -김정일 리포트 >(日本 randomhouse-kodansha) <주체사상과 인간중심철학 >(공저 )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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