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代세습' 공식화] 봉건왕조 이후 '3代 세습'은 전세계에서 처음
1·2대 62년 독재도 최장 기록 전가족 우상화도 유일무이 조선일보
또 독재 후계자들은 세습에 앞서 집권당과 정부의 여러 직책을 맡으며 '견습 기간'을 거치는 게 보통이다. 외교무대에 얼굴도 알리고 나름대로 통치 정통성도 축적한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이런 패턴에서도 비켜나 있다. 북한은 또 거의 전 가족을 우상화해 '준(準)왕조'를 만든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최고기록 세습독재
과거 사례를 볼 때 권력 세습은 성공확률이 극히 낮은 정치 도박이었다. 텍사스대 제이슨 브라운리 교수는 2007년 논문 '현대 독재국가에서의 권력세습'에서 1945~2006년 사이 한 사람이 3년 이상 집권한 독재정권 사례 258건을 조사했다. 이들 국가에서 권력세습이 시도된 것은 모두 23차례, 성공한 경우는 9차례였다. 성공률은 39%다. 북한은 이 통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부자(父子)세습 기간만 따져도 김일성·김정일을 합쳐 총 62년을 통치 중이다. 서아프리카 토고와 가봉은 각각 44년째 세습통치 중이다. 햇수로는 44년째로 같지만 토고의 세습통치가 8개월 정도 더 오래됐다. 시리아가 39년, 아제르바이잔이 17년, 콩고민주공화국은 13년째다.
◆'견습' 전 후계자 낙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안과 의사였다. 아버지의 뒤를 잇기에 앞서 6년여 동안 군 생활을 했고, 집권 바트당의 지도부로부터 '후계자 인증'을 받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지프 카빌라는 아버지와 함께 내전에 뛰어들어 직접 전장에서 전(前) 정권을 전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중앙정부보다 힘센 군벌들 사이의 평화협상도 성사시켰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세습 전에 석유사업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1994년 국영석유회사(SOCAR)의 부사장이었고, 서방기업들과 유전 개발계약에 솜씨를 발휘했다. 외교와 행정 양쪽에서 후계 코스도 밟았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를 찬양하는 노래가 만들어졌다" "공장 자동화 성과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정도였다. 모두가 그를 후계자라 부르고 있는데 이제 견습 생활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가족 왕조' 우상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북한에서 위대한 수령의 뒤를 위대한 영도자가 잇고, 그 뒤를 또 그 아들이 잇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는 가족 우상화를 통해 구체화된다"고 분석했다.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은 '조선의 어머니'다.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은 '혁명의 어머니'다. 이들의 초대형 초상화가 국가 차원의 행사에 내걸리고, 이들의 이름을 내걸고 노력 동원 캠페인이 벌어진다. 거의 모든 '왕가(王家)'의 구성원들을 통치 자격을 갖춘 능력자로 끌어올리는 일은 250여 독재 케이스 중 북한에서만 목격할 수 있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3대 세습으로) 북한은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국가가 됐다"고 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세습이 진행되던 1980년대에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1987년), 버마 아웅산묘역 폭탄테러(1983년) 등 크게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습 지도자가 윗세대와 달리 '혁명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지 못할 때는 초대형 사건을 일으켜 정통성을 획득하고 리더십의 신화를 만들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권력 세습은 성공확률이 극히 낮은 정치 도박이었다. 텍사스대 제이슨 브라운리 교수는 2007년 논문 '현대 독재국가에서의 권력세습'에서 1945~2006년 사이 한 사람이 3년 이상 집권한 독재정권 사례 258건을 조사했다. 이들 국가에서 권력세습이 시도된 것은 모두 23차례, 성공한 경우는 9차례였다. 성공률은 39%다. 북한은 이 통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부자(父子)세습 기간만 따져도 김일성·김정일을 합쳐 총 62년을 통치 중이다. 서아프리카 토고와 가봉은 각각 44년째 세습통치 중이다. 햇수로는 44년째로 같지만 토고의 세습통치가 8개월 정도 더 오래됐다. 시리아가 39년, 아제르바이잔이 17년, 콩고민주공화국은 13년째다.
◆'견습' 전 후계자 낙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안과 의사였다. 아버지의 뒤를 잇기에 앞서 6년여 동안 군 생활을 했고, 집권 바트당의 지도부로부터 '후계자 인증'을 받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지프 카빌라는 아버지와 함께 내전에 뛰어들어 직접 전장에서 전(前) 정권을 전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중앙정부보다 힘센 군벌들 사이의 평화협상도 성사시켰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세습 전에 석유사업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1994년 국영석유회사(SOCAR)의 부사장이었고, 서방기업들과 유전 개발계약에 솜씨를 발휘했다. 외교와 행정 양쪽에서 후계 코스도 밟았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를 찬양하는 노래가 만들어졌다" "공장 자동화 성과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정도였다. 모두가 그를 후계자라 부르고 있는데 이제 견습 생활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가족 왕조' 우상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북한에서 위대한 수령의 뒤를 위대한 영도자가 잇고, 그 뒤를 또 그 아들이 잇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는 가족 우상화를 통해 구체화된다"고 분석했다.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은 '조선의 어머니'다.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은 '혁명의 어머니'다. 이들의 초대형 초상화가 국가 차원의 행사에 내걸리고, 이들의 이름을 내걸고 노력 동원 캠페인이 벌어진다. 거의 모든 '왕가(王家)'의 구성원들을 통치 자격을 갖춘 능력자로 끌어올리는 일은 250여 독재 케이스 중 북한에서만 목격할 수 있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3대 세습으로) 북한은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국가가 됐다"고 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세습이 진행되던 1980년대에 대한항공 858편 폭파사건(1987년), 버마 아웅산묘역 폭탄테러(1983년) 등 크게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습 지도자가 윗세대와 달리 '혁명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지 못할 때는 초대형 사건을 일으켜 정통성을 획득하고 리더십의 신화를 만들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식 '3대 세습'은 20~21세기를 통틀어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스캔들이다. '독재 세습'에 대한 정치학자들의 통설을 죄다 뒤집고 있다. 대개는 '2대 세습'만으로도 정권 기반이 흔들리고 민주화 요구가 터져나왔다. 명색이 '공화국'을 표방하는 나라에서 3대 세습은 북한이 유일 케이스다.
또 독재 후계자들은 세습에 앞서 집권당과 정부의 여러 직책을 맡으며 '견습 기간'을 거치는 게 보통이다. 외교무대에 얼굴도 알리고 나름대로 통치 정통성도 축적한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이런 패턴에서도 비켜나 있다. 북한은 또 거의 전 가족을 우상화해 '준(準)왕조'를 만든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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