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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22일 월요일

끝까지 사랑 하십시요




"끝까지 사랑하십시오" 하용조 목사가 남긴 마지막 선물

하용조 목사의 유고 묵상집 '감사의 저녁'이 그가 세운 문서선교 출판사 '두란노'를 통해 오는 30일 발간된다.
"오늘은 무엇을 포기했습니까.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내 생각과 사상이 죽는 것입니다.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희생한다는 뜻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가는 것, 그것이 밀알의 삶입니다. 이렇게 약속을 끝까지 붙잡고 한 알의 밀알로 살 때, 상상할 수 없는 부활의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지난 2일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가 별세한 뒤, 생전의 하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던 이어령 교수는 "그분은 돌아가셨지만 한 알의 밀알처럼 많은 생명을 살리셨다. 저도 그중에 하나"라며 애도했다. 7차례 간암수술을 받을 만큼 병약했지만 항상 자기보다 아픈 사람을 돌봤던 사람. 하 목사의 유고(遺稿) 묵상집 '감사의 저녁'(두란노)이 오는 30일 출간된다.

두란노는 그가 온누리교회보다 먼저 세웠으며, 한국 문서선교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출판사다. 두란노는 18일 "2005년 하 목사가 펴낸 묵상집 '행복한 아침'의 후편 격으로, 그가 평생을 두고 나누었던 감사의 메시지들을 모은 것"이라며 "행복한 아침에 이 세상에 와 감사의 저녁에 떠난 저자의 복된 삶을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책은 1년 365일 매일 한 가지씩 주제에 따라 질문을 던지고 성경 말씀을 묵상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신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오직 성경대로만 살고자 했던 한 목회자의 마음이 행간마다 오롯이 묻어난다.

하 목사는 '당신이 지금 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고, 마태복음 구절을 제시하며 묵상한다. "하나님이 먼저입니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손해 볼지라도, 실직하더라도 사람 살리는 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돈은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 목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평생 병마와 죽음의 그림자에 고통받았던 그는 '지금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도 던진다. "하나님을 믿으면 어려움이 없거나 고통이 즉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고난을 이길 힘과 능력을 주십니다. 나를 굳세게 하시고 붙들어 주십니다. 내가 붙잡은 것이면 놓칠 수 있는데, 하나님께서 붙잡으시니 내가 힘이 없어도 끄떡없습니다."

하 목사가 마지막 책을 통해 전하려 한 메시지는 "신구약 성경 전체를 녹여서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바로 '사랑'이며 기독교는 사랑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데 이르러 더욱 분명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흔히 돈을 원합니다. 건강을 원하고 인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단 하나의 방법입니다. 어린아이 뿐 아니라 세상 만물도, 모든 인간도 사랑을 그리워합니다. 끝까지 사랑하십시오. 분명 우리 영혼을 살릴 것입니다. 죽어 가는 삶, 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되돌릴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입니다."

온누리교회는 지난 9일 서울 서빙고본당에서 열린 임시 당회를 통해 후임 담임목사 선임을 위한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임시 당회장은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평양노회가 파견한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가 맡았다.

청빙위원장 최도성 장로는 "다음 토요일(27일)까지 장로들을 통해 후임 추천을 받은 뒤, 다음달까지는 청빙 절차를 마칠 예정"이라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분, 온누리교회의 비전과 목회 철학을 잘 이어갈 수 있는 분을 모시기 위해 고민 중이다. 경쟁이 아니라 축제처럼 은혜 속에 마무리되도록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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