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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31일 일요일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


 
      너무나 포근한 사진 모음
      - ☆ 조 우 (遭 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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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만남이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살면서 깊은 만남을 갖는 사람은
      불과 10여 명도 안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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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손가락으로 셀 정도의 극소수의 사람과
      깊은 만남을 우리는 가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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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낳아 준 아버지와 어머니, 핏줄기로 얽힌 2, 3명의 형제 자매,
      그리고 아내 또는 남편, 나의 분신인 2, 3명의 내 아들과 딸들,
      그리고 막역한 2, 3명의 지기(知己), 사숙(私淑)하는 은사님 한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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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한둘과 가까운 친척 2, 3명,
      그 밖에 어떤 인연으로 얽힌 한두 명의 선배 또는 은인(恩人),

      인간이 이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 중에서 가장 가까운 이는
      이런 범위 이런 정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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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겨우 10여 명의 사람과 일생 동안 깊은 만남을 가질 뿐이다.
      그 밖의 만남은 모두 옅은 만남이요, 일시적인 만남이요,

      피상적인 만남이요, 만나나 마나 한 만남들이다.
      10여 명의 사람과 우리는 깊은 실존적인 만남을 가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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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그 10여 명의 사람을 神이 내게 주신 은혜요, 선물이요,
      운명으로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극진하게 대해야 한다.
      그것은 불교적 표현을 하면 전생(前生)의 한량없이 깊은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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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에서 옷자락 한 번 스치고,
      얼굴을 잠깐 보고 지나쳐 버리는 무연(無緣)의 중생들이 많다.
      그들은 나와 아무 깊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야말로 남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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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런 하잘것 없는 인연도 전생에 5백 번 만난
      사람이라야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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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붕 밑에서 한솥의 밥을 먹으면서 일생 동안 같이 살아가는

      부모 자식, 아내, 형제 자매는 아마 전생에서 수억 번 만난

      깊은 인연의 결과요, 산물일 것이다.
      우리는 전생의 기억은 없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만나는 사람은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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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생에서 만났던 친구를 금생에서 또 만나는구나,
      하고 다정다감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불교의 신앙인은 아니다.
      그러나 인연사상(因緣思想)을 퍽 의미 깊게 또 재미있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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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10여 명의 인간과의 깊은 만남 이외에
      고인(古人)들과의 두터운 정신적 만남을 갖는다.
      그것은 주로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독서는 옛사람과의 깊은 정신적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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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인을 볼 수 없다. 또 고인도 나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고인을 만난다.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 원효(元曉)도 만나고, 퇴계(退溪)도 만나고,
      만해(萬海)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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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공자(孔子)의 음성도 듣고, 노자(老子)의 말도 듣고,
      도연명(陶淵明)과 상봉(相逢)하고 손자(孫子)와 조우(遭遇)한다.
      또 예수를 만나고, 석가를 대하고, 플라톤에 접하고, 괴테와 해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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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책이 없다면 우리는 절대로 그분들과 정신적 만남을 가질 수가 없다.
      시공을 초월하여 동서고금의 위인들과 깊은 정신적 만남을
      갖는 길은 오직 책을 통해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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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책처럼 위대한 것이 없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라고 옛 시인은 읊었다.
      나라가 망해도 산하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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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가 무너져도 책은 남는다.
      책은 정신을 담는 그릇이요, 말씀의 집이요,
      사상의 창고요, 얼의 결정체(結晶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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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고인(古人)들과 깊은 정신적 만남을 갖는다.
      그것도 인생의 큰 인연이다.
      서로 인연이 깊었기 때문에 그 분을 좋아하고 그 어른의 말에 감명을 받는 것이다.
      그런 고인도 10여 명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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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정신 형성에, 인격 건설에, 사상 심화(思想深化)에
      크고 깊은 영향을 준 이는 약 10명밖에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도산(島山)과 춘원(春園)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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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중국인으로서는 공자를 들어야 되겠고,
      인도인으로서는 간디와 석가를 들고 싶다.
      또 그리스도를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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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인으로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키에르케고르,
      파스칼, 스피노자, 러셀, 괴테, 톨스토이를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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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내가 살아 오면서 정신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들이다.
      모두 10여 명 정도다.
      이분들의 사상적 영향을 받지 않았더라면 나는 정신적 공허(空虛)에 빠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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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사상이나 인격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살아 있는
      현실의 사람이 아니라 책을 통해서 만난 10여 명의 고인(古人)들이다.
      그러고 보면 산 사람보다도 죽은 사람의 힘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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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20여 명의 존재가 나의 보배요, 나의 사랑이요,
      나의 재산이요, 나의 세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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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너와 나의 깊은 만남이다.
      만남처럼 소중한 것이 없고, 만남처럼 뜻깊은 것이 없다.
      만남이 우리의 인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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