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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5일 수요일

암(癌), 누구나 걸렸다 낫는 '그저 그런 병'


암 환자 10명 중 6명은 완치되며, 80세까지 산다면 34%가 암에 걸린다는 정부 통계가 지난 연말 발표됐다. G20의 성공적 개최나 주가 2000 돌파도 좋지만, 그보다 훨씬 기뻐하며 반길 일이다. 암의 정복도 멀지 않은 느낌이다.

사실 암은 해법이 분명한, 비교적 쉬운 상대다. 지금껏 암이 죽음과 동일시된 것은 암이 온 몸에 퍼지고 난 뒤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첨단 영상장비의 발달로 이젠 정상세포가 암 세포로 변해가는 과정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1기도 되기 전 0기 상태에서 암을 찾아내고 있다.

이번 통계에서 갑상선암과 유방암 완치율이 각각 99% 90%를 기록한 것도 조기암 발견율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위암과 대장암도 조기암인 경우 완치율이 90%를 넘는다. 물론 췌장암처럼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암은 이같은 '철통경계'로 쉽게 '초전박살(初戰撲殺)'할 수 있다.

치료법도 엄청나게 발전했다. 이제 드라마 작가들은 암 환자 머리에서 모자를 벗겨내야 한다. 항암치료가 고통스러운 건 암뿐 아니라 정상 조직까지 파괴하기 때문인데 요즘 사용되는 표적항암제는 '타깃'이 된 암 세포만 골라서 파괴한다.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고, 머리카락도 잘 빠지지 않는다. 또 사이버나이프, 토모, 양성자치료기 같은 최첨단 장비는 수백 방향에서 수백 가닥 방사선을 암 조직에 집중시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단 몇 분만에 암을 파괴해 버린다. 가히 '기적의 치료법'이라 할만 하다.

문제는 환자의 인식이다. 전체 암 완치율이 60%, 조기암 완치율은 90~99%인데도 환자들은 아직도 죽음부터 생각한다. 공포와 절망감에 기초한, 이같은 비정상적 상황인식은 비정상적 행동을 낳는다. 쓸데 없이 돈을 낭비하고,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며, 심지어 목숨을 잃고 있다. 빠르고 편한 비행기를 마다하고 나룻배 타고 태평양을 건너려다 결국 목숨까지 잃는 꼴이다.

헬스조선은 힐리언스 선마을과 함께 지난 해 가을부터 '암 극복 생활학교'를 개최하고 있다. "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환자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암 전문의들의 지적과 권고 때문이다. 벌써 200여명의 환자가 이 프로그램을 수료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이제 암은 더 이상 드라마 속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나 걸리는, 그런 불치병이 아니다. 장삼이사(張三李四)가 걸렸다가 낫는, '그렇고 그런 병' 중 하나다. 100세까지 산다면 60~70%, 아니 70~80%가 암에 걸릴 지도 모른다. '예비 환자' 입장에서 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정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암 정복'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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